캐나다 대표 백화점의 몰락
Hudson's Bay 의 청산절차
캐나다의 많은 가족들, 특히 캐나다의 옛 정취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매년 추수감사절이나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면 명절 쇼핑을 위해 Hudson’s Bay(HBC) 백화점을 찾곤 한다. 다소 낡았지만 고풍스러운 매장의 분위기는 수백 년 동안 캐나다의 가족들과 함께해 온 정서를 간직한 공간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한 소매 시장에서 이 백화점은 불친절한 직원과 개선되지 않는 시설로 인해 부정적인 이미지도 함께 가지고 있다.
355년 역사의 허드슨 베이(Hudson’s Bay)는 캐나다를 대표하는 기업이자 북미에서 가장 오래된 회사 중 하나였다. 1670년 모피 무역으로 시작한 이 기업은 오랜 세월 동안 캐나다 소매업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으며, 캐나다에서 "The Bay"라고 하면 대부분 사람들이 백화점을 떠올릴 정도로 캐나다를 대표하는 백화점 체인으로 성장하였다. 하지만 2025년 3월, 온타리오 고등법원의 승인에 따라 전국 6개 매장을 제외한 모든 지점의 청산 절차가 시작되었다. 한때 캐나다의 역사와 함께 번성했던 기업이 이제는 그 화려했던 시절을 뒤로하고 쇠퇴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Hudson's Bay in Vancouver, Downtown2025년 3월 7일 기준으로 Hudson’s Bay는 현금 유동성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총 11억 2,900만 달러의 부채를 떠안고 있다. 한때 80개의 베이 매장을 운영하며 전성기를 누렸던 이 기업은 팬데믹 이후 소비자 쇼핑 패턴의 변화, 온라인 쇼핑의 급성장, 그리고 미국과의 무역 긴장 등으로 지속적인 경제적 압박을 받아왔다. 결국, 허드슨 베이의 쇠퇴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결과였는지도 모른다. 현재 약 5억 달러 규모의 재고를 처분 중이며, 오는 6월 30일까지 대부분의 매장이 문을 닫을 예정이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9,000명이 넘는 직원이 해고될 가능성이 커졌고, 이는 많은 캐나다 가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놀랍게도 채권자 보호 신청 이후 예상치 못한 매출 증가가 발생하며, 회사는 1,600만 달러의 채무자 소유 자금을 상환하고 추가 자금 요청을 철회할 수 있었다. 이는 허드슨 베이의 브랜드를 기억하는 고객들이 보내는 마지막 애정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반등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었고, 로열티 포인트 프로그램은 이미 종료된 상태이고, 2,400만 달러에 달하는 기프트 카드도 4월 6일까지만 사용이 가능하다.
회사는 토론토와 몬트리올 도심의 매장 등 6곳을 유지하려 하지만, 이 역시 장기적인 해결책이 될지는 불확실하다. 회사가 6개 매장을 유지하는 이유는 잠재적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한 마지막 시도일 가능성이 있지만, 이는 허드슨 베이의 부활이 아니라 남은 자산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마지막 노력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Hudson Bay의 상징적인 줄무늬 로고캐나다의 역사와 함께해 온 이 기업은 시대의 변화 속에서 성장과 쇠퇴를 거듭했지만, 소비 패턴의 변화와 미국 대형 리테일러와의 경쟁 등 경제적 현실 앞에서 결국 버티지 못했다. 355년 역사의 끝은 단순한 기업의 실패가 아니라, 캐나다의 한 시대가 저무는 순간일지도 모른다. 동시에, 수많은 사람들의 삶과 기억이 사라지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시장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노력과 혁신 없이는 어떤 기업도 살아남을 수 없다. 전통을 지키면서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가장 캐나다스러운 브랜드조차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개인적으로도, 늘 낡았다는 이유로 특별한 날에만 찾았던 곳이었지만, 이제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들으니 아쉬움이 크다. 사람도 늙어가듯, 세월이 이렇게 흐르는구나 싶은 씁쓸한 감정이 마음 한구석을 스친다.
허드슨 베이의 상징적인 줄무늬가 점점 희미해져 가는 지금, 많은 이들에게 이 브랜드는 추억의 한 페이지로 남게 되었다.
백화점 입구의 폐점 관련 안내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