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nnie Landscape / Spring 2025
(늘어나는 가계부채)
2022년 하반기부터 약 1년 반 동안 다소 억제되어 있던 캐나다의 가계 대출이 다시 증가세로 전환되고 있다. 2024년 들어 캐나다 중앙은행이 긴축 통화정책을 점진적으로 완화하면서, 채권 수익률과 고정금리 역시 하락세를 보였고, 이에 따라 차입 비용도 낮아졌다. 다만, 금리는 여전히 팬데믹 이전보다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지난해의 대출 증가폭은 여전히 제한적인 편이었다.
지난해 캐나다 가계는 총 1,270억 달러의 부채를 추가로 떠안았다. 이는 2023년의 960억 달러 대비 32% 증가한 수치이지만,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21년의 1,880억 달러와 비교하면 28% 낮은 수준이다. 또한 지난 10년간 평균과 비교해도 11% 낮아, 여전히 조심스러운 차입 행태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전히 대출의 대부분은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고 있으나, 전체 대출의 70%로, 이는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비중이다. 이러한 비중 감소는 비주택담보 대출과 소비자 신용의 증가에 기인한다. 비주택담보 대출은 총 97억 달러로, 2023년 대비 무려 238% 증가했으며, 이는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연간 수치다. 소비자 신용은 283억 달러 증가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37% 늘어난 것으로, 2009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연간 증가폭이다(최고치는 2022년의 286억 달러였다). 소비자 신용은 일반적으로 금리가 높기 때문에, 이러한 증가가 가계 재정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차입 수준 자체가 즉각적인 우려를 야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캐나다 가계가 이 부채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상환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이 부분은 이어지는 분석에서 보다 자세히 살펴볼 것이다.
(부채 상환 능력을 보여주는 두 가지 지표)
부채 서비스 비율(Debt-Service Ratio, DSR)과 모기지 연체율(Mortgage Arrears Rate)은 캐나다 가계의 부채 건전성을 진단하는 데 유용한 두 가지 핵심 지표다. 단순히 얼마나 빚을 지고 있는가보다, 그 빚을 감당할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는 점에서 이 지표들은 의미가 크다.
DSR은 소득 중 얼마를 부채 상환에 사용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종합적인 지표이고, 모기지 연체율은 전체 차주 중 90일 이상 상환이 지연된 비율을 나타낸다.
흥미로운 점은 이 두 지표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캐나다 가계의 부채 상황은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2023년 말 사상 최고치인 15.1%를 기록했던 총 DSR은 2024년 4분기 기준 14.4%까지 4개 분기 연속 하락했다. 모기지 DSR 역시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최고점 대비 낮아진 7.8%를 기록 중이며, 비모기지 DSR은 6.5%로 2020년 2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는 단순히 금리가 하락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2024년 한 해 동안 평균 주간 소득이 5.7%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모기지 연체율은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9월 역대 최저치였던 0.14%에서 2024년 말 기준 0.22%까지 상승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역사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으로, 차주 1만 명 중 22명만이 90일 이상 상환을 지연하고 있는 셈이다. 참고로, 이 수치는 1995년부터 2021년까지의 모든 월 평균보다 낮은 연체율이다.
결론적으로, DSR은 하락하고 있고, 연체율도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캐나다 가계의 신용 상태는 전반적으로 견고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견고함이 앞으로도 유지될 수 있을지는 2025년과 2026년 중 갱신을 앞둔 전체 모기지의 3분의 2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달려 있다. 이에 대한 논의는 다음에서 이어진다.
(모기지 갱신의 파고, 2025~2026년을 주목하라)
2020년 팬데믹이 발생하자, 캐나다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사실상 제로 수준까지 인하했고, 이에 따라 채권 수익률과 고정형 모기지 금리도 함께 하락했다. 이로 인해 전국적으로 주택 매매와 모기지 재융자 수요가 급증했다. 당시 가장 인기 있었던 모기지 상품은 5년 이상 고정금리 상품으로, 2020년과 2021년 전체 차주의 약 45%가 이 유형을 선택했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지금, 금리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2025년과 2026년 대규모 갱신 시점이 도래하며 리스크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캐나다 중앙은행이 최근 발표한 부동산 담보대출 관련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2025년에는 전체 주택 모기지의 3분의 1, 즉 170만 건 이상이 갱신될 예정이며, 2026년에도 동일한 비율이 갱신 대상이다. 이 중 절반 이상은 5년 이상 고정금리 모기지로, 해당 차주들은 평균 1.39~2.24%의 할인 금리에서 현재 평균 약 3.89% 수준으로의 급격한 상승을 맞이하게 된다.
반면, 전체 갱신 대상 중 5분의 1은 1~2년 단기 고정금리 상품에서 전환하는 차주들로, 이들은 오히려 더 낮은 금리로 갱신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전 분석에서도 다뤘듯이, 스트레스 테스트 기준과 소득 상승 효과를 감안하면 대부분의 갱신 차주들은 새로운 상환금액을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또한 2025년 한 해 동안 100만 가구 이상이 소득 중 더 많은 비중을 부채 상환에 할당해야 하며, 결과적으로 소비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자료: Ryan Wise - Market intelligence manager & Lead Analyst at Rennie Gro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