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nnie Landscpae / Spring 2025
2025년, 캐나다 중앙은행(Bank of Canada)의 통화정책은 금리의 미세 조정(fine-tuning)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캐나다의 인플레이션은 점차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2024년 한 해 동안 헤드라인 소비자물가 (종합 소비자 물가지수)상승률은 중앙은행의 목표 범위(1~3%) 내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었으며, 2024년 2월 기준 최근 수치는 2.6%를 기록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지난 2년간 고금리 기조는 노동시장 전반에 뚜렷한 둔화 압력을 가해왔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2024년 초 5.00%에서 점진적으로 인하해, 2월에는 3.00%, 2025년 3월에는 추가로 2.75%까지 낮췄다. 현재 기준금리는 중앙은행이 이론적 중립 범위로 간주하는 2.25~3.25% 내에 위치해 있어, 통화정책은 과도하게 경기 억제적이지도, 자극적이지도 않은 중립적인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중앙은행은 양적 긴축(QT: Quantitative Tightening) 프로그램도 종료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그간 채권 수익률에 상승 압력을 가해왔으나, 종료 이후 수익률은 하락세로 전환되었다. 실제로 5년 만기 캐나다 국채 수익률은 2023년 9월 4%를 상회하던 수준에서 2024년 말 약 3%까지 하락했으며, 2025년 들어서도 추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고정형 모기지 금리도 동반 하락하고 있으며, 현재 평균 할인 5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2022년 수준으로 되돌아간 상태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중앙은행은 급변하는 경제 상황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정책 여력을 확보하게 되었다. 통화정책 위원회는 수요와 공급 간의 균형을 보다 정밀하게 평가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가지게 되었으며, 만약 무역 분쟁이나 지정학적 리스크와 같은 외부 충격이 장기화될 경우, 추가적인 금리 인하 조치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2%에 근접해 안정되고, 노동시장이 현재의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경우, 2025년 중 기준금리는 25bp(0.25%포인트) 단위로 몇 차례 더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금융시장의 안정성과 소비자 신뢰 회복에도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것이다.
(다시 살아나는 경쟁심리)
채권 수익률과 고정형 모기지 금리 간의 관계는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지만, 그중에서도 금융기관 간의 경쟁 심리와 시장 참여자들이 인식하는 리스크 수준은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특히 올해는 이 두 요소가 모두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고정형 모기지 금리에 미치는 영향력 역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금리 인하 흐름 속에서 금융기관 간의 고객 유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 예금 금리는 이미 하락 국면에 접어든 반면, 대출 시장은 아직 회복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대출자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금리 인하 경쟁이 펼쳐질 수 있다. 이는 일정 부분 모기지 스프레드를 축소시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다 매력적인 고정형 금리를 선택할 수 있는 여지를 넓혀준다.
(고정형 모기지 금리와 국채 수익률 간의 관계)
고정형 모기지 금리는 캐나다 국채 수익률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국채 수익률은 특정 기간 동안 자금을 운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무위험 수익률(risk-free return)로 간주되며, 이에 금융기관이 부과하는 스프레드(spread)는 해당 금융기관이 감수해야 하는 신용 리스크, 유동성 리스크, 운영 비용 및 수익 마진 등을 반영한다. 이 스프레드는 시장 상황, 리스크 프리미엄, 그리고 금융기관 간의 경쟁 환경에 따라 확대되거나 축소될 수 있다.
특히 향후 2년간 상당수의 고정금리 대출자들이 모기지를 갱신해야 한다는 점에서, 고정형 모기지 금리의 향방은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가계 재정 전반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금융기관들은 차주의 신용등급, 공동 서명자(co-signer) 유무, 모기지 보험 가입 여부 등에 따라 상이한 금리를 적용하지만, 본 분석에서는 일반적인 시장 변동성을 파악하기 위해 할인 적용된 5년 고정형 금리(discounted 5-year fixed rate)를 기준으로 비교하였다.
모기지 금리와 국채 수익률 간의 스프레드는 과거에도 상당한 변동성을 보여왔다. 일반적인 경향으로는, 국채 수익률이 상승할 때는 스프레드가 축소되고, 수익률이 하락할 때는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양상을 보인다. 2007년 이후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스프레드는 2022년 3월 최저 17bp(0.17%)에서 2009년 2월 최고 308bp(3.08%)까지 넓은 범위에서 움직인 바 있다. 가장 최근인 2024년 2월 기준 월간 평균 스프레드는 119bp로, 최근 5년 평균인 106bp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지만, 팬데믹 이전 10년 평균(132bp)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2025년 중에는 국채 수익률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이며, 현재의 5년 만기 국채 수익률과 모기지 금리 간 스프레드가 역사적 평균치에 근접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고정형 모기지 금리 역시 단기간 내에 급격한 하락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히려 경제 불확실성 확대와 금융시장 내 리스크 회피 심리가 강화되면서, 금융기관들이 리스크 프리미엄을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모기지 금리에 일정 수준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최근 캐나다 금융감독청(OSFI)의 규제 완화 조치—즉, 모기지 갱신 시 다른 금융기관으로 갈아타는 차주에게 스트레스 테스트를 면제하는 정책—는 금융기관 간의 경쟁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차주가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갈아탈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며, 은행들이 갱신 수요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금리 인하 경쟁에 나설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결과적으로 이는 금리 상승 압력을 일부 상쇄하고, 차주에게는 긍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저금리는 또 다른 저금리를 유도한다)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경제 성장률이 여전히 부진한 상황에서, 캐나다의 금리는 최근 고점에서 점진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는 현재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거나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미국의 상황과는 다소 상반된 흐름을 보인다.
캐나다의 높은 인플레이션은 어느 정도 제어되었고, 이에 따라 캐나다 중앙은행(Bank of Canada)은 기준금리를 이론적 중립 범위—경제에 대해 과도하게 긴축적이지도, 자극적이지도 않은 수준—까지 인하할 수 있었다. 반면, 미국의 상황은 사뭇 다르다.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이 보다 끈질기게 지속되고 있으며, 노동시장 역시 여전히 탄탄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미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는 금리 인하에 훨씬 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기준금리는 기존 5.255.50% 수준에서 2025년 현재 4.254.50%로 100bp(1%포인트) 인하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양국 간 기준금리 차는 2023년 6월 25bp에서 2024년 3월에는 150bp까지 확대되었다.
역사적으로 캐나다의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은 경우,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률을 찾아 미국 시장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경향이 있었으며, 이로 인해 캐나다 달러(CAD)는 미국 달러(USD) 대비 약세를 보이는 흐름을 나타냈다. 최근에는 관세 관련 불확실성이 추가적인 하방 압력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수출품에 관세가 부과되는 국가의 통화는, 교역 조건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로 인해 약세를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
2025년에는 캐나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적으로 인하할 가능성이 높으며, 본 리포트 기준으로는 최대 2.50%까지의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미국은 Higher for longer, 즉 고금리 지속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무역 갈등과 금리 차의 확대, 그리고 이에 따른 자본 유출 및 교역 조건 악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캐나다 달러는 미국 달러 대비 추가적인 약세 압력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자료: Ryan Wise - Market intelligence manager & Lead Analyst at Rennie Gro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