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harlie Kim Aug 18. 2024

노인을 위한 주택지원

캐나다 노인복지 (2)

밴쿠버의 신선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바닷가를 따라 산책하다 보면, 새벽부터 해변에 앉아 조용히 대화를 나누는 노인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카페에 들어서면 커피 향기와 함께 신문이나 책을 읽으며 여유를 즐기는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 속에서 멋진 모습의 노인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자연과 도시의 조화로운 삶 속에서 캐나다의 노인들이 얼마나 행복하고 존중받으며 노년을 보내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풍경들이다. 이들을 바라보며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에서 세대 간의 간극이 커져가는 현실이 아쉽게 느껴진다.

카페 - 크레마

한국 사회에서 최근 '노키즈 존'이나 '노 시니어 존' 같은 세대 배제 현상을 보면서 그 각박함이 낯설게 느껴진다. 나이, 재력, 직업, 학벌 그리고 사는 지역 등의 기준으로 촘촘히 나누어진 계층들이 더 세분화되어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세대 간의 공존은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의 공유를 넘어서, 우리 모두가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동일한 과정을 겪는 인간으로서,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기반을 전제로 해야 한다. 존중받는 캐나다 노년층의 삶은 사회 공동체 속에서 노년의 여유를 즐기며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살아가는 공존의 아름다운 본보기이다. 이러한 모습이 한국에서도 점차 자리 잡아, 세대 간의 갈등이 해소되고 서로가 공존하며 성장하는 사회로 나아가길 바란다.


한국 사회에서 세대 간의 간극을 좁히고 서로를 포용하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일은 어느 한 곳에서부터 시작되기 어려운 문제일지도 모르지만 일단 사회 각 분야에서 각 연령과 세대를 위한 복지 제도의 도입과 그로 인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한 일일 것이다.

주말 아침 - 노년의 아티스트

이 번 글에서는 캐나다의 노인 주거 복지 정책에 대한 간단히 소개를 하고자 한다. 


캐나다에서는 주정부 별로 '노인과 고령자를 위한 다양한 주택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BC 주의 경우 

노인의 건강 상태, 소득 수준, 자립 능력 등에 따라 기본적인 주거 요구 사항을 충족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과 정보들이 있는데 크게 나누어 다음의 카테고리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 Subsidized Housing  (정부 보조 주택)  

보통 정부 또는 다른 기관이 임대료의 일부 또는 전부를 지원하는 임대료가 매우 저렴한 형태의 주택들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제공된다. 

  - 노인 임대 주택 (Seniors’ Rental Housing): 저소득 노인들에게 임대료를 지원하는 정부 보조 주택으로 이 주택은 노인의 소득 수준에 따라 임대료가 결정되며, 주로 사회복지 기관이나 비영리 단체가 운영하고 있다.

   - SAFER (Shelter Aid for Elderly Renters): SAFER 프로그램은 저소득 노인 임차인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으로, 세전 소득의 30% 이상을 임대료로 지출하는 노인들에게 매월 현금 지급을 통해 임대료를 보조하는 프로그램이다.


2. Assisted Living (생활 보조 주택)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하지만, 일상생활 지원이 필요한 노인을 위한 주택지원 프로그램으로 식사 제공, 개인위생, 가사 지원 등의 서비스를 포함한다. BC 주의 Assisted Living Registry에서 등록된 주택들의 리스트가 있는데 노인들이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필요시 최소한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3. Supportive Housing (지원 주택)

   - BC 주는 저소득층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지원 주택도 운영하고 있는대 이 프로그램은 기본적인 생활 시설 외에도, 필요에 따라 보건 및 사회 복지 서비스까지 지원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4. Long-Term Care Homes (요양 시설)

   - 장기 요양 시설은 24시간 간호와 돌봄이 필요한 노인을 위해 제공되는 주거 시설로 정부 보조금을 통해 운영되며, 시설의 규모와 제공하는 서비스는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개인위생 관리, 식사 준비, 약물 및 기타 의료 서비스를 포함하는 프로그램이다.


5. Co-op Housing (협동 주택 / 주택 협동 조합)

   - 협동 주택(Co-op Housing)은 입주자가 공동으로 소유하고 운영하는 형태의 주택으로, BC 주에서는 저소득층 노인들이 함께 살며 주거비를 절감할 수 있는 형태로 제공된다. 협동 주택은 주거 공동체의 개념으로 주민들이 서로 협력해 관리 업무를 분담하는 주거형태이다.

노인 부부와 바다 




이외에도 특정 장애가 있거나 생활 기능에 제한이 있는 주택 소유자, 임차인 및 임대인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집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집을 개조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신청할 수 있다. 주택당 최대 20,000달러의 상환면제 가능한 대출을 제공한다. (Home Adaptations for Independence (HAFI) 프로그램)

또한 노인들이 주거지의 안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본인 부담으로 주택을 개조할 경우, 사용된 비용에 대해 최대 $1,000까지 세금 공제를 받을 수 있다. (BC Seniors’ Home Renovation Tax Credit)

이에 더해 지역별로 비의료 가정 지원 서비스를 주 전역에 제공하고 있는데 이러한 여러 가지 서비스는 노인들이 자신의 집에 머무를 수 있도록 지원을 하기 위한 프로그램들이다.




65세 이상 주택 소유자의 경우, Home Owner Grant를 통해 재산세를 최대로 할인해 주는 지원을 받을 수 있거나 매년 내야 하는 재산세를 유예해 주어 매년 재산세를 내는 대신, 추후에 주택의 매각 시에 정산을 할 수 있는 선택을 하게 해 준다. 


이밖에도 캐나다에서 가장 큰 주택 공공기관인 CMHC에서도 노인 주거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가장 현실적인 정보를 정부와 기관에 제공하고 있으며 노인들을 위한 각종 주택 개조 가이드, 동향 분석, 주택 정보, 주택보조금 대출, 교욱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시니어 서비스 소사이어티(Seniors Services Society)라는 기관의 상담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주택옵션을 이해하고 활용/지원하도록 돕고 있으며 임시거주지가 필요한 노인들이나 노인들의 노숙을 예방하기 위한 임대 지원 등을 통해 노인들이 적절한 주거지를 찾고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BC 주 정부는 사회 취약 계층이나 중저 소득층을 위한 주택 공급을 위해 "더 빠르게 더 많은 주택을 제공하기 위한 새로운 행동 계획 'Homes for People'"을 발표하였는데 다음 글에서는 이 새로운 정책에 대한 내용을 소개해 보면 좋을 것 같다.


급변하는 사회에서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완벽한 제도란 있을 수 없겠지만 끊임없는 관심과 연구와 노력으로 국민의 복지를 개선해 나가는 캐나다인들의 노력이 전 세계 나라들의 귀감이 된다.

West Vancouver Seawall 산책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