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에서는, 흥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업계 동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흥의 민족이라고도 할 만큼 흥이 넘친다. 지치고 힘들 때도 음악을 듣고 위로받으며, 신나는 날에는 양말을 찾으면서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흥이 많다는 것을 다른 시각으로 보면, 그 흥이 깨지면 사람들은 쉽게 그것에 흥미를 잃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흥이 다 깨져버렸잖아, 책임져
물론 흥을 돋우는 일부터 잘 시작해야겠지만, 이번 글에서는 소비자가 갖게 된 흥을 루즈해지지 않고, 어떻게 안 깨지게 유지할 수 있을까? 의 관점에서 생각해보고자 한다.
서비스가 가진 노랫가락을 소비자의 흥으로 이어주는 것
흥의 관점에서 서비스를 바라보면, 소비자가 서비스를 경험하면서 가지는 개개인의 흥을 서비스 이용 종료 시까지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우리가 처음 들었던 노래들 혹은 우연히 들었던 노랫가락이 마음에 들면 저장해 두고 생각날 때마다, 혹은 어떤 기분이 들 때마다 찾아 듣는 것처럼 자연스레 서비스를 다시 찾는 데에 그 흥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결제) 흥이 오를 대로 올랐을 때! 간편 결제, 쿠팡 뉴욕증시 상장 준비
일단 소비자가 결제를 하기로 마음먹은 그 순간, 흥이 가장 오른다고 생각한다. 아주 잠깐 정신을 잃어버릴 수 있다. 하지만 그 사이에 이미 결제가 되어있다. 정신 차려보면 이미 결제가 끝난 뒤. 쿠팡의 배송속도만큼이나 빠른 결제 방식은, 사람들의 소비 흥을 잃지 않고 유지하는 데에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다른 서비스를 이용할 때 결제를 하려면 흥이 뚝뚝 끊기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말이다. 흥이 떨어진 적이 없기 때문에 바로 다음 구매를 한다거나, 서비스 재이용에 큰 이점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배송) 흥이 깨지기 전에 상품 도착! 롯데, 릴레이 배송 시범서비스
바로 이어서, 생각해볼 것은 배송 분야다. 택배가 도착했다는 문자만큼 또 신나는 문자가 있을 까. 결제했던 그 흥이 깨지기도 전에 상품이 도착한다면 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노래를 들으려고 하는데 렉이 걸려서 재생이 안된다던지, 원하던 전화에 신호음이 길어지는 것처럼 배송이 너무 늦는 다면 기다리기 힘들고 조급해질 것이다. 쿠팡이 로켓 배송을 통해서 이 배송속도의 기준도 아주 한껏 높여놨다. 다른 온라인 쇼핑 분야에서도 배송 속도를 줄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으며, 최근 롯데에서는 릴레이 배송이라는 개념을 제시하고 시범서비스를 적용한다고 한다. 라스트 마일 배송에서, 기존과 같이 배송 차량 한 대를 가지고 배달원 한 사람이 순회하면서 배송을 완료하는 것이 아니라, 배송 차량 한 대가 지역에 도착하면 그 물품을 나눠서 산발적으로 배송 속도를 빠르게 하는 것이다.
(퍼스널 모빌리티) 널 만나러 가는 설레는 길! 네이버-킥고잉 업무협약 통해 네이버 인증 사용 가능
보고 싶었던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도 설레고 흥이 가득 찰 것이다. 더 빨리 보고 싶고, 가는 길에 기다림도, 힘듬도 줄여서 체력이 좋은 상태로 그 사람을 만나면 좋겠는 것이 사람 심리. 공유 킥보드 사업이 등장함에 따라, 이런 사람들의 흥을 유지시켜줌에 따라 사람들의 서비스 사용량도 크게 증가했다. 그 길의 흥을 깨지 않도록 공유 킥보드 업체들도 노력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흥을 깨는 행위는 인증이다. 인증 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에 사용을 시도하지 않거나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인증 방식을 킥고잉은 네이버와의 협약을 통해 빠른 인증이 가능하도록 만든다고 한다.
(서비스 로봇) 우와 로봇 신기하다~~~근데 커피 언제나오지! 로봇카페 비트 100호점 오픈
서비스 로봇의 관점에서 보면, 아직 현대의 사람들이 여전히 갖고 있는 로봇에 갖고 있는 흥미와 관심을 최대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다만, 그 로봇을 보기 위해서 소비자가 오게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여전히 로봇에게 기대되고 요구되는 것은 시각적인 흥이 아니라, 서비스 측면의 흥이기 때문에 로봇이 신기하다고 생겼던 흥이 깨지기 전에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오히려 좀 더 높은 기준의 기대 조건이 주어질 수도 있다. 로봇카페 비트는 개인화된 주문 서비스와 주문, 결제, 제조, 픽업의 과정의 시간 및 절차 단축으로 그 조건을 만족했고 100호점 오픈을 달성하였다. 배달의 민족에서 일하면서도 이 점을 끝까지 견지하면서 로봇 서비스를 준비한 것 같다.
(SNS) 노랫가락을 공유하며 만들어가는 SNS! 클럽하우스 국내 인기 급상승
단순히 노랫가락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공유하는 문화가 SNS에서도 나타났다. 음성 기반의 SNS인 클럽하우스가 최근 큰 인기를 얻었고, 평소 듣고 싶었던 주제나 유명인사의 음성을 듣고 자신도 공유를 하면서 흥을 올릴 수 있다. 다만, 정말 개인의 음성이 만들어가는 Literally 노랫가락이기 때문에, 정제된 음악이라기보다는 데모 테이프 혹은 허밍이 있을 수 있고 필연적으로 대화 중간중간 루즈함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이 반복됨에 따라 흥이 깨져 버린 사용자들은 재사용에 부담을 느낄지도 모른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관심 있는 주제의 방에 들어가도 내용이 제대로 정제되어 전달되지 않거나 스피커 한 명 한 명 돌아가면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아 루즈해지는 경우가 반복되어 흥이 깨져버려 재사용 의사가 시들해진 상태이다.
찬찬히 투자지식 쌓기
엔젤 투자란?
엔젤 투자자는 자기 돈을 투자하는 사람이다. 이 문장 하나로 정의할 수 있다. 일반적인 스타트업 투자를 진행하는 엑셀러레이터나 벤처캐피털과 다른 점이다. 벤처캐피털의 경우 돈을 늘려달라고 부탁하는 주체인 LP의 돈을 LP의 목적에 맞게 투자를 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하는 분야나 시기, 마감 기한, 수익률 등등의 제한들이 있기 때문에 투자의 시기나 자금 회수 방안들이 좀 더 제한적으로 결정되지만, 엔젤 투자는 엔젤 투자자의 성향에 맞춰서 투자할 수 있다. 그러나 투자받는 입장에서 이름이 엔젤이라고 간과해서는 안될 것은, 벤처캐피털이 자금 회수를 위해 안전장치를 마련해둔 것보다 더 가혹하게 회수 조건을 만든다거나 과도한 지분을 요구할 수 있다. 반대로 투자하는 입장에서는, 단순 돈이 필요한 기업인지 혹은 투자자에게 어떻게 돌려줄 것인지 뚜렷한 스타트업 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갑자기 크게 성장하는 곳 (지분이 빠르게 희석되기 때문에) 보다는 오래 살아남다가 기회를 노릴 수 있는 스타트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한다.
찬찬히 듣는 한마디
라스트 마일 물류로봇 스타트업 디하이브 김재영 CEO님을 최근에 만나 로봇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다음과 같은 말씀을 들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자신 인생의 노랫가락을 방해 없이 연주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 외의 일들을 로봇이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한마디는 로봇과 사람에 대한 인식을 동시에 바꿔주는 계기가 되었다. 로봇이 할 수 있는 영역에 대해서 재정의할 수 있었고, 앞으로 내가 살아가고 서비스를 만들고 연구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리고 이 글의 영감이 되기도 했다.
찬차니 동향
최근 2월 1~3주에 프로젝트 마감을 향해 달렸고, 네이버랩스에서의 인턴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인턴 마무리 회고는 천천히 시간을 두고 작성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약 1주 정도 설 연휴를 잘 보내고 미뤄왔던 만남 약속들을 이행했다. 다음 주부터는, 가고 싶었던 대학원 연구실에서 인턴 생활을 새로이 시작한다! 이제 인턴으로 일한 날을 햇수로 따지면 3년을 한다..! 연구실에 꼭 입학해서 인턴 탈출하고 척척 석사가 돼야지. 단기 목표는 메이저 학회 논문 1개. 연구실 생활도 브런치에 남겨야겠다. (연구실 생활을 미루고 학교 창업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ㅎㅎㅎ) 새로운 곳에서 늘 그렇듯 나는 적응을 잘하고 멋진 성과를 낼 것이다. 그래도 브런치는 꼭 한 달에 2개 이상 글을 꾸준히 쓰려고 한다. 내 인생의 노랫가락을 기록하고 기억하고 성장해야지.
덧붙이기
흥과 관련해서 여러 다른 Variation으로 써볼 수 있을 것 같은데, 글감이 정리되면 또 써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