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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채리 May 06. 2023

책은 어떻게 만드나요?

김채리 출판사 창업일기  #14

안녕하세요 채리입니다.

    

제주는 며칠 전부터 비가 오고 있어요. 밤에는 천둥 번개가 쳐서 낮처럼 환한 밤을 경험했습니다. 잠을 어떻게 잤는지 모르겠는데 어떻게 아침은 또 오더라고요. 이번 달은 쉬는 날이 많아서 남다른 기분으로 보내고 계실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아, 저는 뭐 늘 바쁘죠.     


오늘은 출판사에서 하는 일, 책을 만드는 방법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제가 아직 정식 출판사로 사업자를 낸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책을 엄청 많이 쓴 건 아닙니다만, 그래도 독립출판으로 제작해서 유통하고 있는 책이 3권, 현재 제작 중인 책이 1권, 그리고 재미로(?) 3권 정도 편집 디자인을 해봤었어요.        

  


자 그럼 책을 만들기 전 진단해 볼 것이 있습니다.     

원고가 있다.

원고가 없다.     






1. 원고가 있고, 출판사에 투고를 하고 싶다.

     

내가 쓴 원고가 분량이 충분하고 작품성이 있다고 생각하면 출판사에 투고를 해보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겠지요. 해리포터의 저자 조앤 K. 롤링이 정식 출간 계약을 맺기 전에 12곳의 출판사에서 거절을 당했다는 이야기는 많이들 알고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내가 내 작품에 대한 확신만 있다면 열릴 때까지 문을 두드려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2. 원고가 있고, 책을 직접 만들고 싶다.     


요즘은 독립출판에 관심이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 사실 내 작품에 자신만 있다면 직접 책을 만들 때 더 힘이 실릴 수도 있습니다. 책 디자인, 제작 수량, 유통방식, 가격 등 모든 것들을 내 마음대로 정할 수 있죠. 그리고 독립출판의 세계에서는 모든 것들이 책이 될 수 있습니다. 꼭 원고가 글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그림이 될 수도 있고, 사진이 될 수도 있죠. 식물이나 우표 등 무언가를 꾸준히 수집하고 기록한 것들이 때로는 책이 되기도 합니다. 근데 한 가지 유념해야 할 것은, 제작비를 부담할 어느 정도의 여윳돈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럼 독립출판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컴퓨터를 다룰 줄 아시고, 디자인에 어느 정도 감각이 있다면, 독립출판과 관련된 수업을 들으면 쉽게 배울 수 있습니다. 네이버 혹은 인스타그램 등의 검색 창에 ‘독립출판 워크숍’ 혹은 ‘독립출판 클래스’라는 키워드로 검색하시면 독립서점 혹은 도서관에서 하는 수업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요즘은 독립출판을 알려주는 책도 많이 나와 있으니, 활자가 편하신 분들은 책을 사서 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독립서점 스토리지북앤필름에서 하는 수업을 듣고 싶었는데, 제주에 살다 보니 듣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운명적으로(?) 제주에서 움직이는 책방 북다마스에서 하는 책 만드는 워크숍을 수강했습니다. 그 수업 덕분에 지금 이렇게 책을 만드는 일을 하게 되었으니 정말 신기하죠.          



3. 원고가 없다.     


흠, 이 경우는 여러 가지 경우가 있을 것 같네요. 우선 어떤 책을 만들고 싶은지가 중요합니다.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평소에 자주 읽는 장르라던가, 내가 좋아하는 취향이라던가 그런 것들을 정리해 보는 게 필요하겠네요. 저로 예를 들자면 지금 일기 같지 않는 일기를 쓰고 있긴 합니다만, 완전 '소설파'거든요. 그것도 '한국소설파'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주로 말을 예쁘게 다듬고, 우리말로 바꿔서 표현하고, 창의적인 내용으로 글을 쓰는 걸 좋아합니다. 무엇보다 스토리텔링이 핵심! 이야기를 들려주듯 글을 쓰는 것이 저의 글쓰기 습관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책의 목차를 먼저 구성해 보는 것도 추천하는 방법입니다. 계획한 대로 실행하기가 어려울 수는 있지만, 글감을 정리해 두면 글을 쓰는 게 한결 편해지거든요. 이제와 고백하자면, 이 일기도 사실은 처음엔 정해둔 목차가 있었답니다. 지금은 뭐 일기 쓰듯 편하게 쓰고 있지만요.           


그리고 혹시 독립출판에 관심이 있다면, 독립출판 페어에 한 번쯤 가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독립출판물 제작자들이 자신의 출판물을 소개하는 곳인데, 정말 재밌고 신기한 책들이 많거든요. 그곳에서 작가분들과 이야기도 나눠보고 마음에 드는 책을 찾기도 하면서 내 취향을 발견하고 새로운 영감을 얻는 좋은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5월은 코엑스에서 리틀프레스페어, 6월은 서울국제도서전이라는 큰 행사가 있어요.)

    

그리고 어쩌면 그곳에서 저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오늘의 채리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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