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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채리 Mar 23. 2024

북페어에서 무엇을 하나요? 2편

김채리 출판사 창업일기 #21

안녕하세요 채리입니다.

이 게으른 일기가 벌써 21편까지 왔네요. 이제 시즌 3이라고 봐도 무방하겠죠? 일기를 쓰지 않은 동안 또 많은 이야기가 쌓여서 하고 싶은 말이 넘실거려요. 글 쓰는 사람이 되겠다고 하고선, 이렇게 느리게 써도 되나 싶은데요. 되는 거 맞죠? 저... 꽤 괜찮죠..?     


4. 전주책쾌(7월)     

전주책쾌는 제가 가본 행사 중에 공간이 가장 멋들어진 곳이었어요. 아름답다는 말로도 부족해요. 여름이라 더운 게 조금 흠이었지만 그렇게 예쁜 경치를 볼 수 있는데 아무렴요. 한옥마을의 명성에 걸맞게 한옥으로 지어진 ‘연화정 도서관’에서 행사가 개최되었는데요. 건물이 아름답기로는 이루 말할 것도 없지만, 도서관을 둘러싼 큰 호수에 연꽃이 한가득 만개해 있는 모습이란! 제가 자연을 워낙 좋아해서 더 감격스러웠는지 모르겠지만요. 부모님께서 행사 기간 동안 동행해 주셨는데, 사진을 얼마나 찍으셨는지 모릅니다. 전주는 그래도 두어 번 가보았던 기억이 있는데, 그렇게 멋진 곳이 있는 줄은 처음 알았어요. 아직도 그때 기억에 취해 있나 봐요. 그만큼 다른 작가님들의 후기도 좋았던 행사였습니다.     


경관에 대한 아름다움은 둘째로 치고요. 지역에서 주최하는 행사라 참가비가 없어서 부담이 적었어요. 저는 어딜 가나 비행기를 타고 움직여야 해서 숙박에 항공료가 늘 따따블로 붙다 보니 마음이 가벼워지는 곳을 점점 찾게 되거든요. 그리고 ‘북페어’ 임과 동시에 ‘지역 축제’ 격으로 행사가 진행되어서 지역민들이 정말 많이 방문해 주셨어요. 북적이는 내부가 출퇴근길 지하철 안을 연상시킬 정도였답니다. 올해도 또 하겠죠? 얼른 놀러 가고 싶어요 전주책쾌~     


5. 부산일러스트레이션 페어 비트윈더페이지스(9월)     

아마 일러스트 페어는 많이 들어보셨겠죠? 저도 대학생 시절 일러 페어에 참여한 친구를 보러 멀리 서울까지 갔던 기억이 있는데요.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과는 다른 열렬한 에너지에 감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부산 행사도 마찬가지였어요. 오픈 전부터 길게 늘어선 줄 하며, 입장과 동시에 달려가는 인파를 보고 있자면, 마치 다른 세계에 온 듯한 기분이었어요. 독립 출판 부스는 차분하고 섬세한 느낌이라고 하면, 일러스트 부스는 산업이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화려하고 웅장한 느낌이었습니다.      


‘비트윈더페이지스’라는 이름으로 독립출판 부스를 꾸리긴 했지만, 사실 저희 부스는 동떨어진 느낌이라 아쉬움이 컸어요. 내로라하는 작가님들이 많이 오셨는데, 실망하고 도중에 돌아가신 분들도 많았죠. 그때 느꼈습니다. 행사장의 특색이 나의 제품과 맞지 않는 곳에는 가지 않는 것이 좋겠다..라고 말이죠. 그래도 그날 행사에서 맺은 특별한 인연들이 많아서 기억에 남아요. 또 부산은 제 고향과도 같은 곳이라서 친구들과 저녁마다 만나서 좋은 추억을 많이 쌓았었죠.     


6. 서울퍼블리셔스테이블(10월)     

독립출판 행사 좀 다녀봤다 하시는 분이면 퍼블리셔스테이블을 잘 알고 계실 거라 생각하는데요. 올해엔 특별히 대구 더 현대와 콜라보를 진행해서 총 2회 차에 걸쳐 행사가 진행되었어요. 더 현대는 방문객이 워낙 많아서 정말 다양한 고객 분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책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모인 자리는 아니다 보니 판매까지 이어지는 건 조금 어려웠지만요. 옆 부스 작가님이 설명을 정말 잘하시기로 유명한데, 아무리 설명을 해도 판매가 안된다고 힘들어하셨답니다. 그래도 그 작가님과 같이 숙소도 같이 쓰고, 자리를 비우는 동안 부스를 대신 봐주기도 하면서 전우애가 생겼답니다. 잘 지내고 계시죠?     


본행사는 서울에서 진행됐어요. 홍대에 있는 무신사 테라스에서 행사가 개최되었는데, 역시 홍대도 유동인구가 많다 보니, 접근성이 좋지 않아도 오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참가팀의 인파도 굉장했고, 관람객 분들의 수도 상당했어요. 그렇다고 해도, 판매로 바로 이어지는 건 또 아니라 조금 아쉬웠습니다. 저는 행사 기간 내내 작업을 하면서 보냈어요. 10월에 펀딩을 두 개 올렸는데 이때 토대를 닦았다고 보면 되려나요.      


7. 제주 사서방북페어(10월)

제주 우당도서관에서 개최하는 독립출판 페어 ‘사서방 북페어’는 출판사, 서점, 책방이 함께하는 행사예요. 저는 마침 제주에 있어서 가뿐한 마음으로 신청했는데, 10월의 선선한 날씨와 함께 어우러지는 책의 분위기가 기가막히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그만 행사를 즐기기만 하고 제대로 알리지는 못하고 왔어요. 가족단위로 오는 방문객들이 많은 행사라, 그림책이나 체험활동 부스는 붐볐지만 그 외의 팀은 사실 시간과의 싸움이었죠. 그리고 저는 그 싸움에서 처절하게 패배했습니다. 돌아보면 정말 바쁘게 지냈던 달이 10월인데, 또 큰 성과는 못 본 달이 10월이기도 하네요.     


8. 부산 마우스 북페어(12월)     

11월 초, 텀블벅 펀딩을 올리고 난 뒤 기운이 빠진 채로 한 달을 보내다, 덜컥 12월이 되었습니다. 부산에서 하는 두 번째 행사였는데, 주최 측에서 정성을 가득 담아서 행사를 만들어주셨어요. 행사를 보조해 주시는 분들도 모두 이 행사를 즐기고 있는 게 느껴져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답니다. 저는 이 기간 동안 원데이 클래스로 ‘나만의 미니북 만들기’를 진행했는데, 8명 정원에 꼭 맞는 인원이 참여해 주셔서 오래간만에 북적북적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제가 공예에 자신이 있는 건 아니지만, 이 수업을 정말 좋아해요. 전국에 계신 워크숍 관계자 여러분, 회사 직원 워크숍, 학교 워크숍 등 출강 환영합니다. 연락 주세요.     


아무래도 가장 최근에 참여했던 행사이다 보니, 현장의 장면이 가장 생생히 기억에 남아요. 독립출판 특유의 조곤조곤한 분위기가 잘 담겼다고나 할까요. 부산에 놀러 갈 일이 또 생기면 좋겠네요! 올해도 기대할게요 마우스 북페어.     


김채리 출판사 창업일기, 시즌 3도 잘 부탁해요!


오늘의 채리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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