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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채리 Aug 14. 2024

출판사에서 왜 가방을 만드나요? 4탄

김채리 출판사 창업일기 #26

안녕하세요 채리입니다

길고 긴 여정의 끝! '출판사에서 왜 가방을 만드나요?' 마지막 편입니다. '김채리 출판사 창업일기'는 잠시 멈춘 듯해도, 비정기 연재로 쭉 이어갈게요. 계속 지켜봐 주세요.


한 달, 본 제품 양산까지 진짜 딱 한 달 정도 시간이 시간이 걸렸어요. 저는 그동안 크라우드 펀딩에 올리기 위해 상세페이지를 기획하고, 사진도 찍으며 시간을 보냈죠. 이때 정말 고맙게도, 친한 친구가 모델을 해주겠다고 자처하고 나서준 덕분에 일이 잘 풀렸어요. 당시 지원사업을 통해서 친구에게 모델비도 지원해 줬는데, 에이전시를 하던 대표님을 알고 계셔서 대금지급에 필요한 서류도 알맞게 잘 준비를 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천상모델 쏘나! 그리고 동행 대표님! 두 분 덕분에 크라우드 펀딩까지 잘 이어갈 수 있었어요.   

  

사진 촬영도 아는 창업가분이 추천해 주신 곳에서 진행했는데,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놀라운 실력을 보여주셔서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실내 촬영도, 야외 촬영도 모두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완성되었죠. 이래서 전문 사진작가가 있는 거구나. 돈이 참 좋은 거구나 여러 가지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원하는 분위기로 참고 사진도 찾아가고, 친구도 나름대로 옷이나 머리스타일에 신경을 많이 써주어서 그야말로 인생 사진을 건졌어요. 친구도 가방도요. 스튜디오 머스캣 대표님께도 특별한 감사를 전합니다!


사진도 찍었겠다, 크라우드 펀딩 페이지에 들어갈 내용도 기획을 마쳤겠다. 이제 본격적으로 상세페이지를 꾸미고, 펀딩 심사를 올리기만 하면 됐습니다. 생각보다 사진이 많아서 편집하느라 시간을 꽤 많이 들이긴 했지만, 모델을 해주었던 친구가 디자인 작업을 도와준 덕택에 어렵지 않게 마칠 수 있었어요. 가방이 잘 보이게 사진을 크롭 하고, 구매자 입장에서 보기 편하게끔 스토리텔링도 매끄럽게 진행했어요.     


그렇게 2023년 10월 31일, 이유 없이 사랑스러운 가방 ‘이유’의 크라우드 펀딩이 세상에 공개됐습니다. 일주일가량 프로젝트를 공개해 두었고,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주셨어요. 한 달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1,159,600원을 모금하며 목표액의 115%를 달성했고, 28명의 후원자분들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텀블벅 펀딩이 끝나자마자, 모든 분께 가방을 배송해 드렸어요. ‘이유’ 사이즈와 꼭 맞는 더스트백과 노트는 덤으로 챙겨드렸죠. 포장을 마치고 우체국에 갔던 날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요. 그날 제주도에 폭설이 내려서,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조심하며 운전했거든요. 배송을 보내기 전에 눈이 덮인 공원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는데요. 혼자 괜히 몽글몽글한 기분에 젖어 우체국을 방문했었죠.     


처음 큰 포부를 갖고 시작했던 것에 비하면, 사실 성과가 큰 건 아니었어요. 1인 기업이라 크게 광고를 할 만한 여건이 되는 것도 아니었고, 상세페이지도 직접 디자인을 하기엔 시간도 실력도 부족했거든요. 제가 잘할 수 있는 글쓰기 능력으로 어필을 했었는데, 역부족이었나 봐요. 가방은 아직도 재고를 많이 안고 있지만, 또 모르죠? 언젠가 세상에 빛을 볼 날을 기다리며 독자들의 품을 기다리고 있어요.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에 ‘이유’를 데려갔는데요.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북페어 종료 이틀 전에 판매가 종료되었어요. 그날 구매하지 못한 분들이 또 인터넷 페이지를 통해 구입을 해주셔서, 그래도 가방을 잘 못 만든 건 아니었구나 하고 마음에 위안을 얻었습니다.     


그 뒤로 제가 만든 가방과 유사한 형태나 디자인의 북커버백, 북파우치 등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세상에 많이 나오게 되었더라고요. 큰 성공을 이루지 못해 아쉬운 마음은 있지만,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기분이 들어 뿌듯한 감정은 남았습니다. 혹시 제 이야기를 듣고 ‘이유’에 관심이 생기셨다면, 위아파랑 홈페이지에서 살펴보실 수 있어요. 긴 여정을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오늘의 채리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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