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 나이는 20대 후반이 되어 가지만 직원은 5인 미만의 회사다.
연수가 오래될수록 인력 규모도 함께 커지면 좋겠지만, 우리 회사는 그렇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데 오늘 우리 회사 인원이 많았으면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든 날이다.
지난 5월 근로자의 날.
근무하는 사람들을 위한 백반 식당 사장님께서 평소와 다르게 특별식을 준비해 주셨다.
돈가스 정식과 디저트로 요구르트까지.
이날 괜히 울적한 마음이었는데 정말 맛있게 먹은 식사에 식당 사장님께 감동을 받았었다.
그런데 오늘 이 식당에게 이별 통보를 받았다.
우리가 이용하던 식당은 개별 포장으로 백반을 배달해 주는 곳이다.
어느 날 중기업이 대규모 식사를 주문하면서 식당은 아주 바빠졌다.
그 회사는 평소 급식을 이용하던 곳인데 코로나 19 영향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맞는 식사를 위해 이 식당에 주문하게 된 것이다.
이후 우리가 12시 30분 이전에 식사를 받으려면, 11시 20분까지는 주문해만 하는 웃픈 상황이 됐다.
예전에는 11시 50분에 주문을 해도 12시 20분 전까지 식사를 받을 수 있었다.
우리 회사는 그날 업무 스케줄에 따라 점심시간이 영향을 받기 때문에 매일 규칙적인 시간에 주문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음식은 변함없이 맛있었기 이런 불편함은 감수했다.
얼마 전에는 "밥이 너무 늦어요. 너무 배고파요."라고 배달 기사님께 투정 부렸더니
기사님은 말씀하셨다.
"지금 작은 곳들은 다 끊었어요. 큰 업체 주문만 해도 저희는 힘들거든요."
"아.. 그럼 저희 주변 회사들은 다 못 먹는 거예요.. 네.. 잘 먹겠습니다. "
짧은 대화에 밥이 늦게 와도 우리는 식당 사장님의 배려로 식사할 수 있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오늘 식사 주문을 하다 사장님이 말씀하셨다.
"이제 우리 거기 못 가. 다른 곳들은 진작에 끊었는데.. 상황이 안 되겠네."
"아.. 네 알겠어요."
"오늘은 마지막으로 보내줄게요."
"네.."
통화가 끝나고 이제 우리 회사 사람들은 어디로 식사 주문을 하나..
인원수가 적은 회사는 또 규모의 경제에 밀리는 것인가.
근처 식당이 있는데 백반집이 아니라 그곳을 이용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아님 정말 편의점 도시락을 먹는 수밖에 없는가.
걱정과 함께 친분이 있다 믿었던 식당 사장님께 괜한 서운함이 밀려왔다.
우리 회사가 이 식당과 거래한 지 7년쯤 되어가고 나도 입사한 후 줄곧 이 식당 밥만 먹었는데 말이다.
얼마 후 마지막 식사가 배달되었는데 식사 바구니를 열어보니 사장님이 마지막 인사로 요구르트를 보내셨다.
"힝... 마지막 식사라고 오늘따라 더 맛있는 것 같아. "
다 먹은 식사 바구니를 정리하면서 서운함보다 그동안 잘 먹은 기억들만 생각났다.
마치 졸업식날 정든 학교를 떠나야만 하는 기분과 묘하게 비슷했다.
정든 학교에서 웃고 떠들던 기억들만 떠오르는 것처럼 말이다.
'사장님. 그동안 맛있게 음식 해 주셔서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건강하시고 더 번창하세요.'
마지막 인사를 쪽지로 대신하고 음식 하실 때 필요한 일회용 장갑을 하나 챙겨서 식사 바구니에 같이 넣어 보냈다.
이런 아쉬운 헤어짐을 식당 사장님하고 하게 될 줄이야.
하지만 이런 헤어짐에 아쉬운 마음만 갖고 있을 수 없다.
당장 다음 주부터 우리 회사 식사는 어떻게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