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오늘 하루가 조금 덜 허무했던 이유

by 유선호

오늘 새벽 2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걷다 보니 벚꽃이 보였다.

특별할 건 없었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어김없이 피어 있는 그 나무.

늘 피는 시기 되면 뉴스에도 나오고

SNS에도 도배되는 그 벚꽃


근데 이상하게 오늘은 잠깐 멈추게 됐다.

사진을 찍어 보았다.

그리고, 한참 봤다.


크게 감동적이지도 않았고,

뭔가 벅찬 것도 아니었는데

딱히 이유 없이 잠깐 마음이 느슨해졌다.


그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 내가 이 나무가 피는 시기에 살아 있긴 하구나.

별일 아니지만 그냥 그랬다.

요즘은 그런 걸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좀 정리되는 것 같다.


왜 부모님들은 꽃을 좋아하셨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오늘 뭘 잘한 것도 없고,

대단한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하루가 끝나버렸다.

근데 이상하게 이 벚꽃 하나로

오늘 하루가 덜 허무해졌다.


다들 벚꽃은 잠깐이라서 예쁘다고 하지만

그냥 바뀌는 계절이 좋은것인지 화려해서 좋은것인지 모르겠다.

그냥 좋았다.

그 자리에 피어 있다는 것 자체가


나도 그냥

오늘 하루를 무사히 보낸 것만으로

충분한 거 아닐까 싶었다.


그냥 지나치던 순간이
괜히 마음에 남았던 적, 있으세요?



KakaoTalk_20250418_032340186.jpg



이 글이 괜찮았다면, 하트 버튼 한 번만 눌러주세요^^

혼자 쓰는 글 같지 않게 느껴지면,

그걸로도 참 고맙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날씨는 맑은데, 마음은 흐린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