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새벽 2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걷다 보니 벚꽃이 보였다.
특별할 건 없었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어김없이 피어 있는 그 나무.
늘 피는 시기 되면 뉴스에도 나오고
SNS에도 도배되는 그 벚꽃
근데 이상하게 오늘은 잠깐 멈추게 됐다.
사진을 찍어 보았다.
그리고, 한참 봤다.
크게 감동적이지도 않았고,
뭔가 벅찬 것도 아니었는데
딱히 이유 없이 잠깐 마음이 느슨해졌다.
그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 내가 이 나무가 피는 시기에 살아 있긴 하구나.
별일 아니지만 그냥 그랬다.
요즘은 그런 걸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좀 정리되는 것 같다.
왜 부모님들은 꽃을 좋아하셨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오늘 뭘 잘한 것도 없고,
대단한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하루가 끝나버렸다.
근데 이상하게 이 벚꽃 하나로
오늘 하루가 덜 허무해졌다.
다들 벚꽃은 잠깐이라서 예쁘다고 하지만
그냥 바뀌는 계절이 좋은것인지 화려해서 좋은것인지 모르겠다.
그냥 좋았다.
그 자리에 피어 있다는 것 자체가
나도 그냥
오늘 하루를 무사히 보낸 것만으로
충분한 거 아닐까 싶었다.
그냥 지나치던 순간이
괜히 마음에 남았던 적, 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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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로도 참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