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동그라미손
새벽 5시 30분, 병동 불이 켜짐과 동시에
장기 봉사자들의 하루가 시작된다.
화장실에서 조그만 바구니에 따뜻한 물을 담고,
얼굴 수건을 챙겨 아침 인사를 드리러 간다.
앞을 보지 못하는 내 짝꿍 방 앞에서
박수를 두 번 치고 기다린다.
그러면 내 이름을 부르시며,
박수를 두 번 쳐서 화답하신다.
그제야 병실 문을 열고, 함께 아침을 맞이한다.
병실 옆에 서면, 짝꿍은 손을 쓱 내민다.
꼬막손이라 하지만
나에겐 예쁜 동그라미손
봄이면 풀잎,
여름이면 시원한 얼음 주머니,
가을이면 바사삭거리는 낙엽,
겨울이면 살얼음 묻은 하얀 눈덩이.
그 손 위에 계절을 올려드리면,
우리만의 작은 계절놀이가 시작된다.
이런 순간들이 모여,
아침의 섬은 조금씩 밝아진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나도 조금은 환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