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 1화] 꽃친정에 돌아오다

아침을 여는 동그라미손

by charming


새벽 5시 30분, 병동 불이 켜짐과 동시에

장기 봉사자들의 하루가 시작된다.

화장실에서 조그만 바구니에 따뜻한 물을 담고,

얼굴 수건을 챙겨 아침 인사를 드리러 간다.


앞을 보지 못하는 내 짝꿍 방 앞에서

박수를 두 번 치고 기다린다.

그러면 내 이름을 부르시며,

박수를 두 번 쳐서 화답하신다.

그제야 병실 문을 열고, 함께 아침을 맞이한다.


병실 옆에 서면, 짝꿍은 손을 쓱 내민다.

꼬막손이라 하지만

나에겐 예쁜 동그라미손


봄이면 풀잎,

여름이면 시원한 얼음 주머니,

가을이면 바사삭거리는 낙엽,

겨울이면 살얼음 묻은 하얀 눈덩이.


그 손 위에 계절을 올려드리면,

우리만의 작은 계절놀이가 시작된다.


이런 순간들이 모여,

아침의 섬은 조금씩 밝아진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나도 조금은 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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