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엄마, 아빠의 시선 속 나

by 챠밍맘Charming Mom
care-9719575_640.jpg 출처 PIXABAY


나는 내가 예쁜 줄 알았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특별히 예쁘지 않다는 사실을 중학생 때쯤 처음으로 깨달았다. 뭐, 좌절하거나 우울하지는 않았다. 그냥 "아, 그렇구나~"하고 받아들였을 뿐. 생각해 보면, 외모에 관심이 많아지는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에도 나는 내 외모에 대해 딱히 큰 불만이 없었다. 애초에 관심이 없었다고 표현해야 맞는 걸까? 누가 잘생겼다, 예쁘다는 것에도 관심이 없었고, 나 스스로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도 나는 내가 예쁜 줄 알았다. 왜 그랬을까?




우리 엄마, 아빠는 어렸을 적부터 "넌 진짜 어디서든 빛나!"라고 자주 말해주셨다. 그리고 나는 그 말을 철석같이 믿었고, 그 믿음으로 인해 나는 내가 예쁜 얼굴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엄마, 아빠의 "넌 어디서든 빛나"라는 말은 사실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부모의 눈에는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도 내 아이만 빛나게 보이는 법이니까. 그 당연한 말을 우리 부모님은 직접 내게 말씀해 주셨고, 그 말들이 쌓이고 쌓여 나는 내가 정말 특별한 사람이라고 믿었다. 예쁜 줄 알았고, 정말 빛나는 줄 알았다.




돌이켜보면, 부모님은 내게 키나 몸무게, 이목구비 등 외모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한 적이 없었다. "웃는 게 참 예뻐", "다리가 엄청 길어", "손이 참 길고 예뻐" 등 항상 긍정적으로 말씀해 주셨다. 이러한 말들이 키에 비해 컸던 내 손과 발, 외꺼풀로 작은 눈, 종아리 알이 돋보이는 내 다리를 처음부터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해 주었다. 누군가에게는 콤플렉스가 될 수 있는 부분들을 나는 처음부터 "내가 가진 좋은 것"으로 여겼다. 언젠가 아빠가 내게 말했다. 아빠는 내가 태어났을 때, 정말 누가 봐도 예쁜 얼굴이라고 생각했다고 말이다. 지금 와서 아기 때 사진을 보니 그 정도 얼굴은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다고 뜬금없는 양심 고백을 하셨다. 부모님은 콩깍지가 제대로 씐 눈으로, 말 그대로 나를 ‘빛나는 존재’로 보았다. 이런 부모의 시선을 받으며 자랐기에, 내가 스스로 예쁘다고 착각한 건 어쩌면 매우 당연한 일이었다.




무엇보다 엄마, 아빠는 나의 내면에 대한 칭찬과 인정을 많이 해주셨다. 나의 노력, 내가 가진 능력, 나의 성품에 대해서 인정해 주고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어렸을 때도 그랬고, 35살이 된 지금도 엄마아빠에게 나는 "능력 있는 딸"이다. 나는 "좋은 직장을 다녀보지도 못했고, 돈도 많이 못 버는 내가 능력 있다고?"라는 생각을 종종 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엄마, 아빠는 돈이나 사회적 잣대가 아닌 당신들만의 기준으로 나를 평가하고 인정해 주신다. 이러한 엄마, 아빠의 인정이 육아를 하느라 생산성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사는 지금의 나를 지탱하게 하는 힘이 된다.




이처럼 부모가 아이에게 반복해서 들려주는 말은, 결국 아이가 스스로를 바라보는 시선이 되는 것 같다. 그리고 그러한 시선이 성인이 된 후에도 한 사람의 자존감을 지탱해 줄 수 있다는 걸 몸소 깨달았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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