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을 가장한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난 고양이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다. 특히 '집사'의 심리에 대해서는 더욱더. 고양이를 위해 단 돈 100원도 써보지 않았다. 심지어 고양이 알레르기도 있었다. 누나가 둘째 고양이를 데려온 후로는 눈물, 콧물, 재채기에 두드러기까지 올라와 고양이와 한 공간에 있는 것 자체가 고역이었다. 그런 내가 의존한 것은 유튜버가 알려준 프로그램과 집사의 심리를 누구보다 잘 아는 누나뿐.
5년 전 나는 100만 원을 가지고 한국을 떠났다. 그리고 2년간 세계를 여행한 후 200만 원을 남겨 한국에 돌아왔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 내 자본금은 100만 원. 수중에는 여윳돈이 100만 원 보다 더 있었지만 100만 원은 내게 상징과도 같은 금액이었다. 100만 원으로 무언가 해내야 나중에 더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여행을 하며 느낀 게 있다면 돈이 없으면 시간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여행객이던 난 2달러를 아끼기 위해 갓길에 엄지손가락을 지켜 들고 2시간 동안 서 있을 걸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이는 여행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난 SNS를 활용해 쇼핑몰을 홍보할 자금력이 없다. 팔로워를 돈 주고 살 생각은 추오도 없고. 향후 마케팅 계정으로 활용할 계획으로 고양이 계정을 만들었다.
책을 팔기 위해 인스타그램을 잠시 공부했었다(물론 실패했지만). 인스타그램 매지저를 자칭한 한 유튜버가 이야기했다. '선팔과 맞팔'만으로도 한 달 안에 5,000명의 팔로워는 만들 수 있다고. 당시 작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던 난 작가로서 '자존심'이 상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해 선뜻 선팔과 맞팔 전략을 활용하지 못했다.
이제 내게 자존심보다 중요한 것은 무언가를 성취해 내는 것이다. 스마트스토어마저 실패한다면 원치 않는 회사생활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다. 무엇보다도 20대의 마지막을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채 허비한 내게 실망할 것만 같았다.
한 달에 팔로워 1,000명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고양이 집사들을 선팔하기 시작했다.
유튜브를 통해 스마트스토어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무턱대고 사업자 등록을 하고 중국에서 물건을 사 왔지만 유튜브에서 말하는 것처럼 돈이 쉽게 벌리지는 않았다. 첫 달에는 월 1,000만 원은커녕 10만 원도 벌지 못했다.
유통 문외한이던 난 매출을 올리기 위해 유튜브, 블로그, 현장 강의 등 모든 수단을 활용해 정보를 긁어모으고, 직접 적용해 보았다.
'정보 수집 -> 적용'의 과정을 반복한 지 6개월이 됐을 때 매출 1,000만 원이 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방법을 과거의 나와 같이 월 매출 1,000만 원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매일같이 유튜브와 블로그를 뒤적일 초보 판매자를 위해 30페이지로 정리해 전자책으로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