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을 가장한
박람회에 참석했다. 물론 업체가 아닌 개인으로. 놀라운 사실 두 개를 발견했다.
난생 듣도 보도 못한 브랜드가 굉장히 많다는 것과 평일 오후 시간인데도 출근을 하지 않는 사람이 굉장히 많다는 것이다. 무엇을 해야 평일에 자유롭게 시간을 쓰며 이런 곳에 와 돈까지 펑펑 쓸 수 있는지 내게도 알려줬으면 좋겠다. 부럽다(진심).
내가 박람회에 참석한 목적은 시장조사 겸 위탁 판매처를 구하는 것이었다. 따라온 누나는 샘플 사료를 얻어가는 게 목적이었고.
"안녕하세요, OOO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OOO입니다. 박람회 반응을 보고 인터넷을 찾아보니 제품에 대한 리뷰들도 너무 좋아 저희 쇼핑몰에서 직접 판매하고 싶은데 혹시 위탁이나 사입 판매가 가능할까요?"
머릿속으로 몇 번을 되뇌인 이 한 마디가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가뜩이도 정신없는데 시덥지 않은 놈이 눈치도 없이 다가와 쇼핑몰을 한답시고 귀찮게 구는 느낌을 줄 것 같아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래도 옆에서 부축이는 누나 덕분에 어렵게 입을 떼기는 했다. 문제는 그들이 나에게 명함을 요구했다는 것. 물론 나도 명함을 가지고 가야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안 했던 것은 아니다. 명함을 인쇄하는 만 원이 아까웠던 것뿐이지. 내 시급은 776원이 아니던가. 술 마실 때는 아깝지 않던 그 돈이 시간과 돈만 잡아먹고 있는 '내 사업'에 쓴다고 하니 그렇게 아까울 수 없었다.
명함을 몇 개 준비해오지 못해 이미 다 써버렸다고 어영부영 얼버무리며 업체 명함을 몇 개 받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들에게 신뢰를 주는 데는 실패한 것 같다. 다음날 명함을 준 모든 업체에 전화를 했지만 그 어느 곳도 나에게 물건을 주지 않았다.
혹시 거래처를 구하러 박람회에 간다면 옷도 멀끔하게 입고 있어 보이는 명함도 준비해 미래의 거래처 담당자에게 긍정적인 첫인상을 줄 수 있도록 하자.
유튜브를 통해 스마트스토어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무턱대고 사업자 등록을 하고 중국에서 물건을 사 왔지만 유튜브에서 말하는 것처럼 돈이 쉽게 벌리지는 않았다. 첫 달에는 월 1,000만 원은커녕 10만 원도 벌지 못했다.
유통 문외한이던 난 매출을 올리기 위해 유튜브, 블로그, 현장 강의 등 모든 수단을 활용해 정보를 긁어모으고, 직접 적용해 보았다.
'정보 수집 -> 적용'의 과정을 반복한 지 6개월이 됐을 때 매출 1,000만 원이 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방법을 과거의 나와 같이 월 매출 1,000만 원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매일같이 유튜브와 블로그를 뒤적일 초보 판매자를 위해 30페이지로 정리해 전자책으로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