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을 가장한
반신반의한 마음으로 인스타그램 공구를 시작했다. 물건을 대줄 공급업체도 찾지 못해 직접 판매 중이던 것들 중에서 재고가 가장 많은 제품을 첫 공구 품목으로 선택했다.
내가 알던 공구의 개념은 정해진 기간 동안 몇 명 이상의 사람이 구매를 했을 때 획기적인 할인율을 적용해주는 것이었다. 그런데 인스타그램에서 불리는 공구는 '몇 명 이상'이라는 조건이 없었다. 몇 명이 사던 상관없이 정해진 기간 동안 저렴하게 팔뿐.
뭐 내 입장에서는 잘된 일이다. 목표인원을 못 채워서 하나도 못 파는 것보다 어떻든 하나라도 팔면 좋으니.
긴장하는 마음으로 첫 공구 게시물을 몰렸다가 몇 초 지나지 않아 바로 삭제했다. 사진을 잘못 올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짧은 사이에 주문이 한 건 들어와 있었다.
'어? 이렇게 쉽게 팔린다고?'
기대감에 부풀어 사진을 바꿔 게시물을 다시 올렸다. 아무리 새로고침을 해봐도 추가 판매는 없었다. 역시 그렇게 쉽게 팔릴 리가 없지 라고 생각할 때쯤 한 개가 더 팔렸다. 쇼핑몰을 시작하고 지난 4개월간 이렇게 빠른 속도로 무언가가 팔린 적이 없었다.
그동안 돈도 못 벌면서 고생 많이 했는데 드디어 빛을 보나라는 희망이 생겼다. 매일이 오늘만 같다면 취업에 대한 걱정 없는 영원히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희망과 함께.
첫 공동구매였는데도 불구하고 삼일 만에 준비해 놓은 물량 100개가 모두 팔아치웠다. 공동구매를 진행하는 제품과 일반 제품을 함께 구매하는 사람도 꽤 있어 삼일 동안 평상시 한 달 매출을 달성했다. 그러고 보니 인스타그램으로 옷을 파는 중학생이 임원급의 부모님보다 더 많은 돈을 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 것 같았는데 완전히 잘못된 기억은 아닌가 보다.
택배를 하루에 30개씩 싸는 건 그리 즐거운 일은 아니었지만...
유튜브를 통해 스마트스토어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무턱대고 사업자 등록을 하고 중국에서 물건을 사 왔지만 유튜브에서 말하는 것처럼 돈이 쉽게 벌리지는 않았다. 첫 달에는 월 1,000만 원은커녕 10만 원도 벌지 못했다.
유통 문외한이던 난 매출을 올리기 위해 유튜브, 블로그, 현장 강의 등 모든 수단을 활용해 정보를 긁어모으고, 직접 적용해 보았다.
'정보 수집 -> 적용'의 과정을 반복한 지 6개월이 됐을 때 매출 1,000만 원이 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방법을 과거의 나와 같이 월 매출 1,000만 원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매일같이 유튜브와 블로그를 뒤적일 초보 판매자를 위해 30페이지로 정리해 전자책으로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