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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리 Aug 31. 2019

나에게 세계여행은 3-인도

만약에 인도에 가지 않았더라면 나의 세계여행은 조금 더 길어졌을 것이다. 인도에서 남은 여행 자금을 탕진한 것 아니다. 인도는 나를 한국에 돌아가고 싶게 만들었다.

4차선 도로를 막고 누워있는 흰 소, 소를 피해 중앙선을 넘나드는 차, 그 사이를 요리조리 피해 횡단하는 사람들. 이 정도는 미리 들어 예상하고 있었다. 진짜 나를 힘들게 했던 것은 인도의 사람들. 전 편에 말하지 않았는가. 어디를 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누구와 함께 하는 것이라고. 그런 내게 인도는 최악의 여행지였다. 오죽했으면 전에 출간한 여행 에세이에서 인도편의 제목은 '인도라고 하는 정글', '아무도 믿지 마라'였다.


난 내가 사람 보는 눈이 정확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무사히 남미 여행을 끝마칠 수 있었고. 하지만 그건 내 착각이었다. 뉴델리에 도착한 첫날 지도를 얻기 위해 숙소를 떠나 여행사 4곳에 끌려다녔다. 패키지 상품 설명을 들으며 하루를 허비했지만 지도 한 장 얻지 못했다. 그리고 다음날 도망치듯 뉴델리를 떠났다.

뉴델리를 떠난다고 해서 바뀌지 않은 게 있다. 바로 시도 때도 없이 눌러 대는 자동차 경적. 인도 사람들은 경적을 경고의 의미로 사용하지 않는다. 그럼 언제 사용하냐? 그냥 사용한다. 잘 못한 게 있을 때는 더 격하게 누르고. 예를 들어 본인이 역주행을 할 때. '빠아아아아아아아앙!' 


인도는 호불호가 분명한 나라다. 인도를 여행한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인도에 대해 물으면 그저 그렇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 '다시는 안 간다', 혹은 '2번 다녀왔는데 또 가고 싶다' 등의 극단적인 대답을 한다. 굳이 대답하자면 난 전자다. 다시는 가지 않을 것이다. 나쁜 뜻은 절대로 아니다. 그냥 난 그런 경험은 한 번이면 충분하다.


만약 세계여행을 계획한다면 인도는 마지막 여행지로 선택하라고 적극 추천한다. 우선 앞서 이야기했듯이 한국에 돌아오고 싶게 만들고, 귀국 후에는 한국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에 감사하게 만든다. 

나를 예로 들자면, 2년 만에 귀국한 한국은 충격적이었다. '쓰레기통도 없는데 길이 이렇게 깨끗하다니!'

혹시 한국 생활에 불평이 있다면 인도에 꼭 한 번 가보시길. 인도 여행은 나를 가진 것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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