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1위, 한국 3위, 미국 10. 여권으로 보는 세계 권력 지도
헨리 여권 지수(Henley Passport Index) 2025에 의하면, 싱가포르가 193개 목적지로 부동의 1위를 차지했고, 우리나라는 일본과 함께 190개국으로 당당히 3위권에 올랐다. 반면 한때 세계 최강이던 미국 여권은 182개국으로 10위까지 떨어져 역대 최저 순위를 기록했다.
더 충격적인 건 격차다. 싱가포르 여권 소지자는 아프가니스탄 국민보다 167개국을 더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 20년 지수 역사상 가장 큰 차이다. 이건 단순히 휴가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비자 없이 갈 수 있는 나라 수는 곧 그 국가의 경제력과 외교력을 보여주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33개 국가가 미국을 앞서고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스칸디나비아 전체와 서유럽 대부분이 미국보다 높은 순위에 있어, 미국 기업들은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점점 더 많은 마찰을 겪고 있다. 반면 아시아 금융 허브들은 그들의 우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셴겐(Schengen) 지역 접근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34계단이나 뛰어올라 60위에 올랐다. 베이징은 올해만 75개국에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는데, 여기엔 모든 걸프 국가들과 주요 남미 경제국들이 포함되어 있다.
반대로 브렉시트 이후 영국은 5계단 하락했고, 캐나다는 4계단, 베네수엘라는 무려 15계단이나 떨어졌다. 인재와 자본이 저항이 가장 적은 경로로 흐르는 시대에, 여권의 힘이 점점 경제적 운명을 좌우하고 있다는 메시지가 명확하다.
한국 여권이 190개국 무비자 여행을 보장한다는 건 우리 경제력과 국가 신뢰도가 그만큼 높다는 뜻이다. K-팝과 한류가 문화적 파급력을 보여줬다면, 여권 파워는 우리의 실질적 국가 브랜드 가치를 증명하는 셈이다.
더 중요한 건 이런 이동의 자유가 비즈니스 기회로 직결된다는 점이다. 스타트업 창업자든, 무역업체든, 프리랜서든 국경을 넘나들 때마다 비자 신청에 시간과 비용을 쏟을 필요가 없다는 건 경쟁력 그 자체다.
여권 하나로 세계 질서가 바뀌는 걸 보면, 소프트 파워가 하드 파워를 이기는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