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결 디지털 시대의 역설: 젋은 세대 혼자 지내는 시간 45% 증
미국 노동통계청(U.S. Bureau of Labor Statistics, BLS) 데이터가 충격적인 현실을 보여준다. 15-29세 젊은 미국인들이 2010년 대비 혼자 보내는 시간이 2023년 기준 45% 증가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에는 거의 50%까지 치솟았다가 약간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팬데믹 이전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더 우려스러운 건 세대 간 격차다. 30대 이상 연령층은 팬데믹 이후 사회활동을 점차 회복해 2010년 수준과 비슷해졌지만, 젊은 세대만 유독 고립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마치 다른 연령대는 "정상"으로 돌아갔는데 20대만 그 자리에 멈춰 선 모습이다.
2019년까지는 젊은 층의 고립도가 18% 증가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늘어났지만, 2020년 급격히 치솟은 후 2021년부터는 높은 수준에서 고착화됐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를 시사한다.
이 현상의 배경에는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의 역설"이 있다. 사람들을 연결하려고 만든 기술이 오히려 더 큰 고립감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 관계는 분명 의미가 있지만, 외로움의 근본적 해결책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문제는 스마트폰이나 전자기기 자체가 아니라, 이것들이 해결책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하는 데 있을 수 있다. 기술은 도구일 뿐이지, 인간관계의 대체재가 될 수는 없다.
이런 추세는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 20-30대 역시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혼족', '혼밥', '혼술' 같은 용어가 자연스러워진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미국과는 다른 양상도 있다. 한국의 젊은이들은 경제적 압박(취업난, 부동산 문제)과 사회적 기대(경쟁 사회)라는 구조적 요인이 더 강하게 작용한다. 미국처럼 단순히 "디지털 기기의 역설" 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복합적 문제다.
실제로 한국 청년들의 고립은 선택보다는 강제적 측면이 강하다. 비싼 주거비, 불안정한 일자리, 연애와 결혼에 대한 경제적 부담 등이 사회적 활동을 제약하고 있다.
하지만 절망할 필요는 없다. 이런 문제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해결책들이 모색되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의도적 사회활동 늘리기가 중요하다. 온라인 소통에만 의존하지 말고 오프라인에서의 만남을 의식적으로 늘려야 한다. 작은 모임이라도 정기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둘째, 디지털 디톡스를 실천해보는 것이다. 하루 중 일정 시간은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현실 세계에 집중하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다.
셋째, 공동체 활동 참여다. 취미 클럽, 자원봉사, 스포츠 동호회 등을 통해 공통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만날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개인 차원의 노력과 함께 사회적 지원도 필요하다. 젊은이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사회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공공 공간에서의 무료 문화 프로그램 확대, 청년 동호회 활동 지원, 지역 커뮤니티 센터 활성화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단순히 "밖으로 나와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나올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기업들도 역할을 할 수 있다. 재택근무와 출근을 적절히 병행하고, 직장 내 소통 기회를 늘리며, 워크라이프 밸런스를 개선해 젊은 직장인들이 사회활동할 시간과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결국 중요한 건 혼자 있는 시간의 절대량이 아니라 '연결의 질'이다. 혼자만의 시간도 필요하지만, 그것이 강제된 고립이 되어서는 안 된다. 원할 때 언제든 의미 있는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데이터가 보여주는 젊은 세대의 고립화는 분명 우려스러운 현상이지만, 이를 통해 현대 사회가 놓치고 있는 것들을 되돌아볼 기회이기도 하다. 기술이 발달할수록 인간적 연결의 소중함을 더욱 느끼게 되는 역설적 상황이다.
스마트폰으로 '소셜'해졌다더니 정작 사회에서는 더 멀어진 걸 보니, 결국 가장 성공한 SNS가 가장 큰 거짓말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