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55조 달러 vs 아시아 및 유럽 20조 달러
골드만삭스(Goldman Sachs) 차트가 보여주는 현실은 충격적이다. 미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이 55조 달러를 넘어서며 아시아와 유럽을 압도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큰 수준이 아니라 독점에 가깝다.
미국이 전 세계 기업들이 상장하고 싶어하는 1순위 시장인 이유는 명확하다.
세계에서 가장 크고 유동성이 풍부한 시장
개인 투자자부터 연기금까지 다양한 투자자 풀
1조 달러가 넘는 빅테크 기업들의 본거지
차트를 자세히 보면 미국 시장이 정말로 도약한 시점이 명확하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다. 연준(Fed)의 제로금리 정책과 엄청난 양적완화가 코로나 팬데믹까지 이어지면서, 미국 주식은 유럽이나 아시아보다 훨씬 빠르게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사실상 전 세계 투자자들의 돈을 빨아들이는 거대한 자석이 되었다.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일단 미국 주식이라는 공식이 통용됐다.
하지만 이런 성장이 모두에게 반가운 것은 아니다. 전설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Warren Buffett)조차 "모든 게 너무 비싸다"며 불평하고 있다. 시장은 고성장 테크 기업들로 가득 차 있고, 금리와 인플레이션이 오르는 상황에서도 주가는 계속 오르고 있었다.
이는 건전한 성장이라기보다는 버블의 징후에 가깝다. 실제로 많은 미국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역사적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다. 특히 빅테크 기업들의 경우 매출 성장률은 둔화되고 있지만 주가는 계속 상승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의 압도적 지위는 분명 강점이다. 하지만 동시에 치명적 약점이기도 하다. 왜일까?
집중 리스크의 극대화: 전세계 투자 자금이 미국 한 곳에 몰리면서, 미국 시장에 문제가 생기면 전 세계가 동반 타격을 받는 구조가 되었다.
대안 시장의 약화: 유럽과 아시아 시장이 상대적으로 위축되면서, 투자자들의 선택권이 줄어들었다. 이는 건전한 경쟁을 저해한다.
정치적 리스크: 미국 내 정치적 변화나 정책 변동이 전 세계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과도하게 커졌다.
역설적으로 이런 상황은 다른 지역 투자자들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미국 시장이 과열되어 있다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유럽이나 아시아 시장에서 더 나은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인도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들이 미국 시장의 대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일극 체제의 균열이 시작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결국 핵심 질문은 이것이다. 미국이 정말로 다른 곳보다 사업하기 좋고, 투자하기 좋고, 거래하기 좋은 곳인가? 아니면 이 차트가 많은 투자자들이 놓치고 있는 문제들을 암시하는 것인가?
답은 아마도 둘 다일 것이다. 미국의 혁신 능력과 시장 인프라는 분명 뛰어나다. 하지만 현재의 독점적 지위는 건전한 경쟁과 리스크 분산 측면에서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
투자자들은 미국 시장의 매력에 빠져 있을 때일수록, 다른 시장의 가능성과 미국 시장의 리스크를 동시에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모든 달걀을 미국 바구니에 담은 전 세계, 정작 그 바구니가 흔들릴 때 대안이 없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