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족이 몰려가는 카페의 놀라운 변신
구글 트렌드(Google Trends)에 의하면, "일하기 좋은 카페(coffee shops to work)" 검색량이 2024년 현재 역대 최고점을 찍었다. 2014년 대비 거의 5배 늘었다.
2020년 코로나로 잠깐 주춤했지만, 2021년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재택근무가 보편화되면서 집에서만 일하는 것에 지친 사람들이 카페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
문제는 카페 사장들 입장에서 보면 노트북족들이 골칫거리라는 점이다. 커피 한 잔에 몇 시간씩 앉아있으니 매출도 안 오르고 다른 손님은 못 앉는다.
뉴욕 웨스트 빌리지(West Village)의 "베드포드 스튜디오(Bedford Studio)"가 혁신적인 해결책을 내놓았다. 커피는 커피대로 팔고, 자리는 자리대로 돈을 받는 것이다.
노트북을 켜고 싶다면? 일일 10달러(약 1만 4천원), 월 30달러(약 4만 2천원), 연간 300달러(약 42만원)를 내야 한다. 그리고 커피는 따로 사야 한다.
언뜻 보면 바가지같지만, 생각해보면 합리적이다. 강남 코워킹 스페이스가 하루 2-3만원인 걸 감안하면 1만3천원은 저렴하다. 게다가 커피향까지 덤으로 따라온다.
베드포드 스튜디오는 18개월 동안 약 100명의 멤버십을 판매했다. 이 중 20%는 연간 요금제를 선택했다는 게 놀랍다. 42만원을 미리 내고 1년간 이용하겠다는 뜻이니, 꽤 충성도가 높다는 의미다.
회원들 대부분은 좁은 아파트에서 벗어나 일하고 싶어 하는 프리랜서들이다. 정식 사무실은 부담스럽고, 집에서는 집중이 안 되고, 그렇다고 비싼 코워킹 스페이스는 아깝다. 이런 사람들에게 딱 맞는 서비스다.
사실 이런 변화는 예견된 일이다. 코워킹 스페이스가 너무 비싸졌고, 재택근무는 너무 답답해졌다. 그 중간 지점을 찾은 게 "카페 + 멤버십" 모델이다.
앞으로는 더 다양한 형태가 나올 것 같다. 시간대별 요금제, 조용한 구역과 일반 구역 분리, 회의실 추가 옵션 등. 카페가 단순히 커피 파는 곳에서 "소셜 오피스"로 진화하고 있다.
이 모델의 진짜 승자는 카페 사장들이다. 그동안 골칫거리였던 노트북족들이 이제는 고정 수입원이 됐다. 월 30달러씩 100명이면 월 3,000달러(약 420만원)의 추가 수익이다. 게다가 멤버십 고객들은 충성도가 높다. 커피도 더 자주 사고, 간식도 더 많이 산다. 일석이조인 셈이다.
재택근무 문화가 완전히 정착된 지금, 카페는 더 이상 그냥 쉬는 곳이 아니다. 새로운 형태의 업무 공간이 되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에 발 빠르게 적응하는 곳들이 살아남을 것이다.
노트북족 때문에 골치였던 카페가 노트북족으로 돈 버는 시대, 역발상의 승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