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작가를 꿈꾸는 모든 사람들은 드라마 공모전에 사활을 건다. 쓰고 있거나, 자신의 작품을 가지고 있음에도 아직은 스스로를 작가라 부르기에는 부끄럽고 남들 눈치가 보이는, '작가지망생'들은 국내에만 최소 이 천명이 넘어간다.*
* 공모전 접수 번호, 국내 작가&작가지망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기승전결'을 넘겨보았을때 추정되는(!?)
작가지망생(이하 망생이)들이 가장 당선하기 바라는 공모전을 하나만 꼽으라면, '오펜(O'pen)'일 거다.
2017년부터 매해 시리즈 및 단막극 분야에서 약 20여명의 당선자를 뽑고 있고, 그 중 스튜디오사와 계약하는 일부는 tvn '오프닝(O'pening)' 방송을 통해 영상물로 만들어져 세상에 공개된다.
사실 드라마 공모전은 tvn뿐만 있는건 아닌데, 망생이들에게 O'PEN은 특히나 꿈의 무대요 목표다. 다른 공모전보다 당선작이 많고 당선 이후 작가들에게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해주는 점도 물론 매력있지만, 망생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O'pen이 심어준 까닭은 바로
당선작의 투명한 공개에 있을 거다.
어떻게 아냐고? 나 역시 그래서 오펜을 꿈꿨고 오펜을 목표로 창작활동을 시작했으니까
이야기의 구조나 인물의 창조 등 창작법들을 다룬 책은 세상에 이미 널려 있었다. 어떤 책들은 이야기 창작을 마치 특정 공식에 인풋을 넣으면 아웃풋이 나오는 규칙으로 설명하기도 했고 어떤 책들은 파편적으로 지망생의 질문에 답변을 하는 책들도 있었다.
하지만 수학공식처럼 공식을 익히고 무언갈 집어넣어서 만들거나, 이론들을 하나둘 배우고 익히는 방법은 내게 맞지가 않았다. 수험생 때의 내가 아니었다. 엉덩이는 가벼워졌고, 끈기는 휴대폰 배터리처럼 금새 방전됐다.
마음이 급했다.
게다가 한국드라마작가협회, kbs방송아카데미를 통한 정규교육 없이, 강사와 동기들 없이 홀로 창작해야 했다. 그런 내게 오펜이 공개하는 당선작들은 어떤 작법서나 이론서보다 유용하고 매력적인 자료였다. 나를 포함한 수많은 작가지망생들이 '모든 시험에서 가장 중요한 건 기출문제!'라는 원칙 아래, 당선작들을 들여다보았다. 망망대해 같은 작가공모전에서 나침반은 정말 소중했기에
생소한 방송 대본 용어에 익숙해지기 위해 오펜 당선작들을 적극적으로 참고하면서,
이 작품은 대체 왜 당선되었지 하는 의구심을 가지기도 했다. '내가 더 잘쓰겠다. 내 이야기가 더 매력적이다' 오만한 자신감도 부리며
그렇게 쓰다만에서 항상 끝이 났던 나의 이야기는 오펜 공모전의 마감기한 덕분에 완성되게 된다.
당선일까 낙선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