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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성섭 Jun 19. 2024

기초수급자는 거지인가요?

어떤 사람이 기초수급자란 나라에서 보호해주는 거지와 같은 것인가하고 질문하였다. 나는 기초수급자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거지가 아니라고 대답하였다. 


기초수급자가 무엇인지 물으면서, 쉽게 말하여 거지긴 한데 나라에서 보호해주는 거지인가하고 질문하였습니다. 저는 기초수급자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거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거지는 남에게 빌어먹고 사는 사람으로서 요사이는 상대를 깎아내리기 위한 비속어로 사용합니다. 다시 말해 거지는 일상언어로서 상대를 무시하기 위해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그러나 기초수급자는 ‘국민 기초 생활 보장법’에 의하여 국가로부터 기초 생활비를 지급받는 사람으로서 일종의 법률상 용어입니다. 


옛날에는 거지가 실제로 존재하였습니다. 국가가 가난하여 도움을 필요로 하는 국민을 돌보지 못하였을 때, 그 사람은 남으로부터 빌어서 먹어야만 하였습니다. 나이가 들어 노동을 할 수 없거나, 나이가 어려 생활비를 벌 수 없었을 때,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국가가 그런 능력이 없을 때, 살기 위해서는 거지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이가 들고 아프고, 어릴 때 부모를 잃은 것은 그 사람이 스스로 만든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국가가 가난하고 힘이 없을 때 그 사람은 사회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운이 나쁘면 거지라고 비난하는 사람도 거지가 될 수 있습니다. 

옛날 거지가 실재하였을 때, 남으로부터 빌어먹는 사람을 거지라고 하면, 그것은 사실적 의미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거지가 사라진 요즘 거지라고 하면, 그것은 남을 비난하는 비속어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거지와 가장 비슷한 사람은 노숙자인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노숙자도 무조건 빌어먹지 않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사회복지시설이나 선량한 봉사자로부터 도움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기초수급자는 소득 인정액이 최저 생계비 이하이고 부양자가 없거나 부양을 받을 수 없는 사람들이 이에 속합니다. 민주국가에서 국민은 당연히 국가로부터 최소한의 인권을 보장받을 권한이 있습니다. 그 권한에 의해 기초 생활비를 국가로부터 받는 사람이 기초수급자입니다. 기초수급자는 주로 나이가 많거나 몸이 불편하는 것과 같이 일정한 조건이 있으면서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사람입니다. 그 사람도 우리나라 국민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국민으로서 살아갈 권리가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기초수급자를 거지라고 비하하는 것은 우리나라 국민인 우리 스스로를 비하하는 것이기 때문에 바른 표현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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