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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성섭 Jun 27. 2024

집에 오면 외롭고 우울

어떤 학생이 학교생활이 너무 재미있는데, 집에 오거나 주말이면 외롭고 싫다면서, 어떻게 하면 좋은지 질문하였다. 다음과 같이 답하였다. 


학교생활이 너무 재미있는데, 집에 오거나 주말이면 외롭고, 그래서 집으로 오는 버스를 타면 우울하다고요. 부모님과는 사이가 좋지만, 외동이라 집에서는 혼자 놀고, 또 친구와는 사이가 나쁘지 않은데 2학년이 되면 친구가 없을 것 같아서 힘들다고요. 저는 이런 변화가 최근에 생겨난 것이면, 크게 문제되거나 걱정할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질문자의 나이가 그런 나이이기 때문입니다. 질문자는 현재 사춘기에 해당하는 나이입니다. 사춘기는 육체는 성인에 가깝게 성장하였으나, 정신이나 지식이나 삶의 능력에 있어서는 아직 어른의 단계에 진입하지 못한 시기를 말합니다. 


사춘기가 되면 이전에는 당연하게 생각하였던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새로운 변화에 두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예로서 어린이 시절에는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말이면 당연하고 옳은 것으로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부모나 선생이라 하여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것은 아니죠. 그래서 그런 것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새로운 적응을 하게 됩니다. 

상대하는 대상도 변합니다. 전에는 부모나 가족에게 의존적이었다면, 이제는 친구나 좋아하는 사람에게 더 관심을 갖게 됩니다. 물론 접촉하는 사물이나 일이나 사람도 넓어지고 변합니다. 다니는 것도 혼자서 먼 곳까지 갈 수 있습니다. 이런 변화를 통해 궁금하고 의심을 갖는 것은 더욱 많아집니다. 

사람은 새로운 것에 관심을 갖고 그것에 대한 이유를 탐구하게되면, 지식이 빠르게 발전합니다. 특히 사춘기가 되면 자신이 누구인가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사춘기에 자아정체성을 확립하게 되고, 사회나 학문이나 지리나 경제 등 자신이 관심을 갖는 분야에 대한 지식도 크게 신장합니다. 


대신 문제도 생겨납니다. 질문자와 같이 새로운 변화에 대한 기대로 가정에 대한 무관심이나 거부감 같은 것도 생겨날 수 있고, 많은 사람을 새로 만나고 사귀게 됨으로써 새로운 친구에 대한 불안감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질문자가 집에 가려고 하면 왠지 마음이 편하지 않고, 학년이 바뀌면서 새로운 친구를 만나게 되면, 그에 대한 불안감도 생겨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춘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입니다. 사춘기를 잘 보낸 사람은 성인이 되어서 안정되고 건실하며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자신의 진로를 찾지 못한 채 불안하고 자신의 의지에 따른 삶을 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저는 질문자가 변화에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찾아 자아정체성을 확립하며, 또 새로운 세계와 분야에 대한 지식을 확대하고 능력을 키워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키워나가길 바랍니다. 그러면 아마 집에 가는 것도 싫지 않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것에 대한 불안감도 사라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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