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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농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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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성섭 Oct 26. 2019

2019년 10월 26일 토

7시에 일어났다. 어젯밤 12시에 잦는데, 중간에 일어나지 않았다. 늦게까지 잘 잤다. 아내는 밤중에 소변을 보기 위해 일어났다가 잠을 자지 못하였다고 하였다. 나는 조용히 일어나 거실 방에 가서 몸균형운동을 하였다. 아내가 잠을 잘 수 있게끔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다. 그런데 아내는 8시에 일어나 아침 식사를 준비하였다.    

 

아침을 먹고 9시에 농장에 갔다. 아내는 어제 하다가 마치지 못한 돼지감자 정리하는 것을 하였다. 나는 어제 들어온 수도 우물을 정리하였다. 다시 말해 농막 북서쪽 코너에 설치한 수도꼭지 주변을 정리하였다. 이제 농막 안 우물물을 수도에서 받으면 된다. 수도꼭지의 위치에 맞게 호수의 길이를 잘라, 그 호수를 땅에 묻었다. 겨울에 얼지 않기 위해서는 30cm 정도 묻어야 한다. 하지만 10cm 정도로 묻었다. 겨울이 되면, 그 호수를 수도꼭지에서 빼서 물을 빼낼 생각이다. 그러면 호수가 어는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단지 호수가 땅 위에 있으면, 외관상 보기가 싫기 때문에 땅에 묻었다. 그것도 시간이 제법 걸렸다. 1시간 이상 걸렸다. 

호수를 땅에 묻고, 수도꼭지 주변과 수도 계량기 주변을 삽으로 정리하였다. 일을 하다가 1시 20분에 중단하였다. S 친구가 11시 30분에 버스터미널에 도착할 시간이기 때문이다.     


나는 일을 중단하고 S 친구를 만나려 제천버스터미널에 갔다. 그 친구는 평소에 나와 속마음을 나누는 친구는 아니다. 그러나 전부터 내가 제천에 귀촌하여 있는 곳을 방문하겠다고 하였다. 제천을 지날 때는 항상 전화하곤 하였다. 나는 나에게 관심을 주는 그 친구에게 감사한다. 그래서 시간이 나면 놀려오라고 하였다. 이번에 그 친구가 오는 것은 나를 보기 위해서다. 그러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버스터미널에서 그 친구를 만났다. 우렁각시 식당에 내 차를 주차하고, 그 친구를 만나려고 하였는데, 우렁각시 음식점 주차장을 찾지 못하여, 터미널을 지나가고 있는데, 그 친구가 차 안에서 운전하는 나를 불렀다. 나는 운전을 하면서, 터미널 도로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그 친구를 보지 못하였는데, 그 친구는 나를 본 것이다. 그러니, 그 친구의 마음이 얼마나 진실한 것인가? 

그 친구를 차에 태워 옆에 있는 우렁각시 음식점에 갔다. 일 인당 1만 5천 원 하는 한식 정식을 먹었다. 그 친구는 술을 좋아하고 많이 먹는다. 오늘은 치아 임플란트를 한다고 술을 먹지 않겠다고 하였다. 맥주 한 병을 하자고 하여, 맥주를 먹었다. 나는 운전할 때는 술 한 잔 이상을 먹지 않는다. 그래서 맥주잔의 4분의 1 정도만 먹었다. 

술을 먹으면서, 고등학교 친구들의 안부를 물었다. 나는 손자를 보기 때문에 친구들의 모임에 참석하지 못한다. 그래서 친구들의 근황을 잘 모른다. 친구들의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흘렸다. 밥값은 그 친구가 내려고 하였으나, 내가 내었다. 

의림지에 가자고 하여, 의림지에 갔다. 오늘이 공휴일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러나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사람이 많지 않아서 차를 주차하고 의림지를 한 바퀴 돌았다. 그 친구가 커피를 사겠다고 하여, 커피를 사서 가지고 나와 의림지를 거닐었다. 날씨가 쌀쌀하였다. 그러나 저수지를 도는 기분은 좋았다. 가을 날씨는 역시 상쾌하고 마음을 맑게 한다. 그 친구도 좋아하였다. 

의림지를 구경하고, 농장으로 왔다. 시간이 2시가 넘었다. 농장에 오니, 아내는 선풍기를 틀어서 들깨를 고르고 있었다. 우리가 오니, 아내는 하는 일을 중단하고 우리를 접대하였다. 또 그 친구에게 상추, 돼지감자, 땅콩 등을 챙겨주었다. 그 친구는 좋아하였다. 

4시가 되기 전에 농장에서 일하는 것을 정리하고, 농막의 문을 닫고, 농장에서 나왔다. 그 친구가 기차로 가겠다고 하여, 제천역으로 갔다. 아내는 더 일하려고 하였으나, 내가 집에 가자고 하여 같이 나왔다. 제천역에 그 친구를 내려주었다. 그 친구를 보내고 나니, 논어에서 공자가 말씀하신 ‘친구가 멀리에서 찾아오니 그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라는 내용이 생각났다. 이것도 또한 귀촌으로 인한 즐거움일 것이다.     


아내와 나는 집으로 왔다. 시간이 남아, 아내와 들판 길을 걷기 위해서 나갔다. 들판 길을 가는 중에 도시가스에서 계량기를 교체하여주겠다고 하여 들판 길 가는 것을 중단하고 집으로 왔다. 집에 와서 근육운동을 하였다.

 아내는 반찬을 만들고 감자와 호박을 삶았다. 감자는 가을 감자로 심은 것을 캔 것이다. 아내의 말에 의하면 뿌리가 크게 자랐다고 하였다. 전 이장이 가을 감자를 심으니, 뿌리가 단단하다고 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아내는 감자가 얼마나 단단한지, 또 뿌리가 생겼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감자를 캤다. 감자는 잎이 시들고 나서 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아직 뿌리가 다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내가 오늘 캔 감자를 삶았다. 감자가 단단하지는 않은데, 약간 싱거운 것 같았다. 

S 친구는 아내가 나와 농촌 생활을 즐겁게 하는 것을 부러워하였다. 사실 아내가 나를 이해하고 농촌 생활을 즐겁게 보내는 것도 나를 편하게 하고 즐겁게 하는 것이다. 아내에게 감사한다.     


도시가스 계량기를 교체하였다. 원래 5년마다 점검하여 이상이 있을 때는 수리하여 사용하고, 10년이 되면 교체를 한다고 한다. 도시가스 계량기를 설치한 지가 10년이 되었다고 한다. 

또 얼마 전 보일러 설치가 10년이 되었다고 안전점검을 받으라는 연락이 온 적이 있었다. 그래서 도시가스 직원에게 보일러 점검을 받아야 하는지 물었다. 그 직원은 보일러에서 소리가 나거나, 난방이 잘되지 않는 것 등의 이상이 없으면, 괜찮다고 하였다. 하지만 보일러는 안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시간이 나면, 보일러 회사에 전화를 한 번 하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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