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감사에 관한 글을 쓴다. 감사에 관한 글을 지난해 9월 쓰고 5개월 만에 처음으로 쓴다. 지난해 9월 이후 글을 쓰지 못한 것은 몸과 마음의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손자를 보기 위해 서울에 3일간 올라가고, 밭에서 일을 하니, 시간이 없었다. 마음이 편안하고 즐겁기 위해 글을 쓰는데, 시간에 쫓겨 글을 쓰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여, 손자에 관한 육아일기와 농사에 관한 농촌일기는 계속 썼지만, 감사에 관한 글을 중단하였다.
10월 말 바쁜 농사일을 끝나고 어느 정도 시간이 났다. 감사에 관한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가끔은 하였으나, 게으름과 나태함으로 인한 편안한 느낌이 더 강해서, 차일피일하고 미루었다. 그것이 해가 바뀌었고, 그 후 벌써 이월 초순이 지났다. 5개월 동안 글을 쓰지 않았던 것은 나의 책임이다. 굳이 이유를 찾는다면,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이 행복한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복하기 위해서는 실천이 필요하다. 말이나 지식으로만 행복할 수 없다. 행복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은, 나를 행복하게 하는 동인이 되는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또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동안 내가 감사해야 하는 일들이 많이 있었다. 아내를 비롯하여 아들과 딸 가족들이 잘 지내고 있고, 특히 손자가 최근 어느 정도의 긍정적 변화를 보이고 있다. 또 매형이 직장암을 수술을 성공적으로 한 후 관리를 하고 있고, 나의 형제 가족들 가운데 나쁜 일이 있었던 사람이 없다. 또 부담이 되었던 잠실 큰 집을 팔고, 작은 집을 새로 샀다. 아들과 딸들이 이사를 하여,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다. 이러한 일들은 내가 감사해야 하는 일들이다. 이 밖에도 나 주변의 환경이나 자연에 관한 것들도 감사해야 할 것들이 많다.
감사에 관한 어떤 일을 다시 처음으로 쓸까? 곰곰이 생각하다가, 그것은 나 자신의 것에 관한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였다. 왜냐하면 내가 나 자신에 대해 감사하지 않으면, 진정한 감사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나 자신에 대해 감사하여야 할 것이 무엇일까? 이것도 생각하니 많다. 내가 건강한 몸을 가지고 태어난 것, 70년 가까이 살아오면서 크게 아프지 않게 나의 몸을 관리한 것, 나의 머리가 세상을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아둔하지 않고, 명문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을 정도로 세상 이치를 이해한다는 것, 그리고 나의 마음이 아주 선하지는 않지만, 남을 해칠 정도로 악하지 않다는 것, 부모 형제가 서로 친하고 아껴주었고, 아끼고 있다는 것, 나의 후손들이 몸과 마음에서 큰 문제가 없다는 것 등등. 이러한 것들은 모두 내가 감사하여야 할 것들이다.
나는 잘 먹고 잘 움직인다. 이것만 하여도 크게 감사할 일이다. 만약 나의 몸이 아프고, 건강하지 못하였다면, 나는 어떠하였을까? 아마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많은 것들을 누리거나 경험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또 내가 나태하여 힘든 일을 하지 않으려 하였다면, 나는 아마 어려운 생활을 하고, 지금과 같은 가족들의 화목도 이루지 못하였을 것이다. 뿐만 아니다. 만약 내가 나의 이익만 추구하고, 남에게 해를 가하는 것을 즐기는 악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나의 마음은 아마 갈등과 혼란에 고통을 당하고, 다른 사람들로부터도 인간다운 대접을 받지 못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보니, 오늘날 내가 이렇게 살아가는 것에 대해, 또한 내가 감사하여야 하는 것들이 많다. 감사라고 하는 것은 생각하지 않아서 그렇지, 생각하면, 많은 것 같다. 다음부터는 될 수 있으면 일주일에 감사나 행복에 관한 글을 하나씩 쓰도록 하겠다. 감사나 행복에 대해 글을 쓰는 것, 이 자체가 나의 마음에 행복이라는 따뜻한 보금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