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육아일기

2020년 02월 26일 수

by 차성섭

일기를 쓰는 오늘은 2월 29일 토요일이다. 지난 26일 서울에 가서 짱베와 짱미를 보다가, 어제의 밤에 제천으로 내려왔다. 서울에 있을 때는 일기를 쓸 수 없었다. 지난 일을 메모하였다가 오늘 쓴다. 따라서 일기지만, 시제는 과거가 될 것이다.

최근 내가 짱베에 대해 종합적으로 느끼는 것을 쓰고자 한다. 올해 짱베는 8살로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아래 며느리 아이가 Y초등학교 1학년 3반에 편성되었다는 통보를 학교측으로부터 받았다고 하였다. 만약 무한폐렴으로 연기가 되지 않았다면, 오는 3월 2일 초등학교에 입학할 것이다.

짱베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학교에 잘 다닐 수 있을 것인지 나는 걱정이다. 신체적 발전은 다른 나이의 아이들에 비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몸이 약간 뚱뚱한 편이지만 비만이라고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지능과 행동 면에서는 부족한 것이 많다.

지능의 경우, 아직 1에서 10까지 숫자를 정확히 말하거나, 쓰지 못한다. 물론 한글을 읽지도 못한다. 짱베가 글자를 알지 못하는 것은 글자를 배우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내가 가끔 숫자 놀이를 하자고 하면, 짱베는 싫다고 하지 않는다. 글자 놀이도 마찬가지다. 짱베에게 억지로 공부를 시키는 것은 감각이 민감한 아이에게 공부에 대한 트라우마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시킬 수 없다. 언어, 감각통합, 심리, 운동, 음악 등을 병원이나 심리센터에서 가르치고 있지만, 공부를 시키지는 못하였다.

행동에 있어서도, 보통의 아이들과 같이 새롭고 신기한 것에 호기심을 가지고, 그것을 하려고 하는 의지를 거의 보이지 않는다. 집에서는 주로 핸드폰의 사진을 본다. 동영상을 볼 경우 2, 3초마다 장면을 바꾼다. 텔레비전을 비롯하여 전자제품에서 동화를 볼 때도, 1분 이상 그것에 집중하여 보지 않는다. 그 결과 동화의 내용이나, 이야기 전개 과정을 이해하지 못한다. 최근 나는 짱베에게 단군신화와 같은 옛날이야기를 하여 보았다. 짱베는 듣지를 않았다. 또 일상생활에서 지켜야 할 가장 기본적인 태도, 예로서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것과 같은 것을 말하여도 아예 듣지 않는다. 듣지 않고 다른 말을 한다. 그러하니, 짱베가 상대의 말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짱베가 좋아하는 것은 문을 쿵쿵하고 열고 닫으면서 소리를 내는 것, 화장실에서 물을 내리거나, 세면기에서 물을 받아 바닥에 붓는 것, 아줌마가 부엌에서 반찬을 하거나 설거지를 할 때, 옆에 붙어서 그것을 지켜보고, ‘음식 쓰레기 버릴거야?’등과 같이 엉뚱한 질문을 반복하는 것, 텔레비전을 소리로 작동시키는 지니를 부르면서, 정확하지 않는 말을 반복적으로 하여, 지니가 엉뚱한 대답을 반복적으로 하도록 하는 것 등이다. 선생님이나 친구나 보호자가 어떤 말을 할 때, 자기가 싫거나 관심을 갖지 않은 질문이나 말에 대해서는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틱장애 비슷한 것도 있다. 여러 사람이 있을 때, ‘어디’, ‘어’ 등과 같은 말을 반복적으로 크게 하고, 어깨를 움츠리면서 상체를 앞으로 젖히고 몸을 앞으로 내밀거나, 눈을 비스듬히 사선으로 뜨면서 얼굴까지 돌리는 것 등을 한다. 최근에는 입을 새 부리 모양으로 삐죽하게 하면서 손을 바닥에 닿았다가 입술에 대는 것을 한다. 입을 삐죽하게 한 후부터, 나는 짱베를 보면 걱정이 앞선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좋은 방면으로 변하는 것이 많아야 하는데, 나쁜 습관이나 동작을 하게 되니, 짱베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에 회의가 들기 때문이다.

이번 수요일에는 내가 짱베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는 가운데 서울에 갔다. 제천에서 8시 48분 기차를 타고, 서울 집에 가니, 11시가 조금 넘었다. 짱미는 반갑게 나와서 인사를 하였다. 나는 기분이 좋았다. 짱베는 나와서 인사를 하지 않았으나, 나를 보고 좋아하였다. 나는 최근 무한 폐렴 때문에 아이들을 바로 안지 않는다. 겉옷을 벗고, 손과 얼굴을 씻은 후, 안는다. 오늘도 아이들에게 할아버지가 씻은 후, 안아주겠다고 하였다. 겉옷을 벗고, 손과 얼굴을 씻은 후, 밖에 나와 짱베를 안아주었다. 짱베는 좋아하였다. 짱미도 안아주었다. 아이들과 같이 놀다가 2시경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아이들을 데리고 정능천에 놀러 나갔다. 가기 전에 짱베는 옷을 입으려고 하지 않았다. 보통 밖에 나가자고 하면, 짱베는 좋아하고 옷을 잘 입는다. 그런데 오늘은 옷을 입지 않겠다고 하여, 10분 이상 실랑이를 하였다. 할 수 없이 짱베의 잠바를 내가 들고 나갔다. 정릉천 입구 계단을 내려가는데, 짱베가 입을 새입 모양으로 쫑긋하였다. 나는 걱정 되면서, 갑자기 기분이 나빠졌다. 나는 짱베의 입을 손바닥으로 때리면서, 짱베가 입을 그렇게 하면 할아버지가 혼낼 것이라고 하였다. 사실 지나고 나니, 이것은 내가 잘못한 것 같다. 짱베는 할아버지가 갑자기 때리니, 놀라는 것 같았다. 그 후 짱베는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징검다리도 건너지 않고 다른 것도 하지 않으면서 돌계단 위에 앉아 있으려고만 하였다. 짱미는 징검다리를 건너자고 하였다. 짱미는 이것저것을 하자고 하였으나, 짱베는 하지 않으려 하였다. 원래 다른 것을 하지 않는 아이가, 오늘은 더 하지 않으려 하였다. 그렇게 시간이 1시간 정도 지났다. 짱미가 모래가 쌓여 있는 곳에 가서, 모래를 개울을 던지면서 좋아하였다. 짱베도 같이 가서 놀았다. 그때부터 짱베는 기분 좋게 잘 놀았다. 2시간 이상 놀다가 집으로 왔다. 집에 와서도 아이들은 잘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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