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육아일기

2020년 02월 28일 금

by 차성섭

비가 왔다. 비가 와서 밖에 나갈 수 없었다. 짱베와 짱미를 데리고 집에서 놀았다. 오전에는 아줌마가 청소하도록, 짱베와 짱미를 침대방에 데리고 가서 놀았다. 카드놀이를 하자고 하였다. 짱베가 숫자를 세는 것을 스스로 하도록, 나는 각자 카드 5장을 가지고 가자고 하였다. 내가 먼저 하고, 다음에는 짱미가 하고, 마지막으로 짱베가 하도록 하였다. 짱베는 카드를 가지고 가면서 숫자를 세지 않았다. 숫자를 세어서 가지자고 하여도 짱베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사실 짱베는 카드를 숫자대로 가지고 가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모아놓은 카드를 들고, 한 장을 빼었다가 다시 놓거나, 다른 곳에 두거나 하면서 바르게 가지고 가지 않았다. 할 수 없이, 내가 세 사람이 각자 10장 정도의 카드를 가지도록 나누어주었다. 그리고 자기가 가지고 있는 카드 가운데, 싸움을 잘하는 동물이나, 맛이 좋은 음식 등과 같이 특징 있는 것을 제시하고, 그것에 가장 잘 맞는 것이 이기는 것으로 하였다. 예로서 싸움을 잘하는 동물 하면, 호랑이, 표범 등과 같은 동물을 제시하고, 제시한 카드 그림 가운데 가장 싸움 잘하는 동물을 가진 사람이 이기는 것이다. 만약 그런 동물이 없으면 지는 것으로 하였다. 짱미는 이것을 이해하고 비슷한 카드를 내었다. 그러나 짱베는 카드 자체를 제시하지 않았다. 놀이하는 방법을 몰라서 그런지, 아니면 하기 싫어서 그런지 모르겠다. 관심 자체를 가지고 있는 것 같지 않았다. 짱베가 놀이에 참여하지 않아, 짱미와 둘이서 하다가 방 밖으로 나왔다. 아줌마가 청소를 거의 하였다.

마루에서 노는데, 짱베가 다리가 힘이 든다, 팔이 힘이 든다, 배가 힘이 든다고 하였다. 짱베가 힘들다고 하는 말은 아프다는 것이다. 걱정되어 아프다는 곳을 만져주니, 다른 곳이 아프다고 하여, 아픈 것을 종잡을 수 없었다. 다리나 팔의 경우는 아프다고 하는 곳을 만지고, 강도를 달리하여 만져 반응을 살펴보니, 정말 아픈 것 같지 않았다. 배는 계속 아프다고 하였다. 걱정되어, 며느리 아이에게 전화하니, 며칠 전에도 그랬다는 것이다. 며느리 아이에게 병원을 알아보라고 하니, 집 옆에 속편한내과가 있다고 하였다. 점심을 먹고 2시에 가니, 그곳은 어른만 진료하고 아이들은 진료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할 수 없이 다른 병원으로 가려고 생각하니, 제기역으로 갈 때, 내과가 있었던 것이 기억났다. 그곳에 가서 진료를 받으니, 큰 이상이 없다고 하였다.

병원에서 나오니, 이슬비 같이 비가 약하게 내리고 있었다. 짱베의 기분을 좋아지게 하기 위해, 짱베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자고 하였다. 짱베는 홈플러스가 있는 큰길로 나가, 두산아파트가 있는 사거리로 가자고 하였다. 그곳으로 가니, 200미터 정도 얼마 걷지 않아 청계천이 있었다. 청계천을 따라 시청 방향으로 3, 4백 미터 가다가, 용두초등학교 방향으로 90도 꺾어 갔다. 그곳은 단독주택으로 철공소 등도 있었다. 나도 낯선 거리였다. 짱베도 물론 모르는 동네다. 내가 짱베에게 할아버지가 집에 가는 길을 잃었는데, 어떻게 하지하고 물으니, 짱베는 할아버지 옆을 떠나지 않겠다고 하였다. 할아버지가 길을 잃어, 짱베가 집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하니, 짱베는 모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할아버지와 밖에 나오니 좋으냐고 물으니, 좋다고 하였다. 단독주택단지 골목을 걷다가, 정릉천을 건너는 도로와 연결되는 자동차도로가 나왔다. 그 도로로 다시 우측으로 돌아 걸으니, 정릉천이 나왔다. 정릉천을 건넌 후, 래미안 아파트와 정릉천 사이에 있는 둑으로 갔다. 그 길로 가니, 우리 아파트가 보였다. 그 길은 짱베와 같이 걸었던 길이다. 내가 아파트를 찾을 수 있느냐고 물으니, 찾을 수 있다고 하였다. 짱베가 앞서 가자고 하니, 짱베는 집으로 바로 찾아갔다. 집에 가서 짱베는 잘 놀았다.

6시 조금 넘어 아들 내외가 왔다. 오면서 치킨과 맥주를 사서 가지고 왔다. 그것을 먹고, 8시 7분 기차로 제천으로 왔다.

이번 주, 짱베를 보면서 느낀 것은 짱베로 인해 화를 내거나 걱정하거나, 우울하지 않아야겠다는 것이다. 새로 이사를 온 후, 내가 힘들어 하는 것은 짱베와 짱미 둘을 보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짱미는 동생이기 때문에 아직 오빠를 이해하지 못한다. 둘이 싸우는 것도 보기 힘이 든다. 특히 둘을 밖에 데리고 나가면, 둘의 요구사항을 동시에 들어줄 수 없다. 그러니까 더욱 힘이 든다. 또 내가 짱미에게 관심을 가지면, 짱베는 자기에 대한 할아버지의 관심이 없어졌다고 느낄지도 모른다. 무한 폐렴 때문에 학교 입학이 늦어지면, 집에서 둘을 보아야 할 기간이 길어질지도 모르겠다. 만약 그렇게 되면, 짱미에게는 오빠를 병원에 데리고 가야 한다고 하고, 짱베 혼자 데리고 나와야겠다. 대신 짱베가 낮잠을 잘 때, 짱미와 놀아주도록 하여야겠다. 짱미는 아줌마와 같이 있어도 큰 문제가 없기 때문에, 짱베 혼자 데리고 나와 짱베가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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