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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농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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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성섭 Mar 15. 2020

2020년 03월 08일 일

아내와 같이 밭에 갔다. 감자 심을 곳의 이랑에 비닐을 덮었다. 아내가 도와주어서, 바람에 날리지 않아서 좋았다. 아내는 비닐 덮은 것을 도와준 후, 농막을 청소하였다. 나는 감자 심을 곳을 정리한 후, 어제 하다가 중단한 밭의 둑을 다시 정리하였다. 그렇게 일을 마치니, 또 하루의 해가 서산에 걸린 6시가 되었다.     

밭둑을 정리하고, 감자 심을 곳의 밭이랑을 고른다는 것은 힘든 일이다. 허리도 아팠다. 하지만 기분은 좋았다. 봄이 오면서, 사람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땅에 나의 힘을 가해, 정리되고, 깔끔하게 변한 모습을 보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힘이 들고 허리가 아팠지만, 내가 하였다는 그 기분은 최고이다. 

그리고 자연의 변화에 따라 나의 힘을 필요로 하는 곳에 나의 땀을 흘린다는 것은 바로 자연에 변화에 대한 나의 조응, 즉 자연과 조화하는 나의 반응이라는 것을 생각하니, 괜히 즐거워진다.     

나는 다른 일과 마찬가지로 귀촌도 필요한 땀을 흘려야 만족과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현실을 인정하고 실천해야 한다. 땀을 흘리지 않고 편하게 지내려고 생각한다면 나는 귀촌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말리고 싶다. 목가적인 것을 좋아하고 즐기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노력과 땀을 흘렸을 때, 그 땀으로 인해 나의 마음 또한 만족과 즐거움이라는 대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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