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5일 수요일 아침 8시 48분 제천발 기차를 타고 서울에 갔다.
기차를 타고 가는데 며느리 아이로부터 전화가 왔다. 짱베가 입학할 용두초등학교 특수담당 교사와 14시에 면담이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며느리 아이가 같이 가기로 생각하였다. 며느리 아이가 짱베와 같이 가면 짱베가 엄마에 대한 애착으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면, 곤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용두초등학교 특수교사 면담은 나 혼자 짱베를 데리고 가라고 하였다. 나는 그것이 좋다고 하였다. 대신 며느리 아이는 짱미를 데리고 짱미가 입원하게 될 한양여자대학교 부설 유치원에 가기로 하였다. 며느리 아이가 짱미를 데리고 가면, 짱베가 시기하여, 용두초등학교에 가지 않으려고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내가 집에 도착하여 짱베를 데리고 밖에 놀려 나가고, 그때 짱미를 데리고 나가기로 약속하였다.
집에 도착하니 11시 10분 정도 되었다. 짱베는 낮잠을 자고 있었다. 졸려 하여, 아줌마가 잠을 재웠는데, 방금 잠이 들었다고 하였다. 나는 다행이라고 생각하였다. 짱베가 잠을 자기 때문에, 나는 서둘러 짱베를 밖으로 데리고 나갈 필요가 없었다. 마음의 여유가 있었다.
조금 지나니, 며느리 아이가 집에 와서, 아줌마와 함께 짱미를 데리고 유치원에 갔다. 앞으로 짱미가 유치원 다니면, 아줌마가 등원시키고, 퇴원도 아줌마가 시켜야 한다. 그래서 아줌마도 같이 갔다. 아줌마가 나가면서, 짱베 눈에 다래끼가 나서, 안약과 먹는 약을 먹이라고 하였다.
나는 잠을 자는 짱베와 같이 있었다. 짱베가 12시 30분경 일어났다. 일어난 짱베와 같이 조금 놀다가 아줌마가 하여 놓은 밥을 먹였다. 나도 점심을 먹었다. 밥을 먹고 안약을 넣고 약을 먹였다. 안약을 넣지 않으려고 하였으나, 나는 만약 넣지 않으면 강제로 넣을 것이라고 하였다. 짱베는 싫어하면서도 전과 같이 강한 반발을 하지 않았다. 나의 오른쪽 다리로 짱베의 두 다리를 고정시킨 후, 짱베의 얼굴을 나의 왼쪽 허벅지 위에 두도록 한 후, 눈을 감으라고 하니, 울면서도 눈을 감았다. 그때 안약 두 방울을 양쪽 눈에 넣었다. 그리고 손으로 눈을 떴다 감았다 하게 하였다. 짱베는 울면서도 협조하였다. 이것은 짱베의 변화다. 전에는 강하게 반발하여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싫어하면서, 어느 정도 비의지적 협조를 하였다. 먹는 약도 싫어하면서도 먹었다. 먹는 약을 내가 먹어보니, 약간 단맛이 있으면서도 먹기에 거부감이 가는 맛이 있었다. 그러나 안약을 넣은 것보다는 쉽게 먹었다.
집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2시에 초등학교 특수담당 선생님을 만나기 위해 1시 15분에 옷을 입혔다. 약간 실랑이를 하였지만, 1시 30분에 옷을 입혔다. 며느리 아이가 산 새 잠바를 입히면 좋을 텐데, 그것은 짱베가 싫어하여 입히지 못하고, 낡은 헌 잠바를 입혔다. 혹시 옷으로 인해 기분이 좋지 않으면, 선생님 면담할 때, 짱베가 비협조적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옷을 입히고, 밖으로 나갔다.
짱베의 기분을 좋게 하도록 자전거를 타고 갈까 하고 물었다. 좋다고 하였다. 자전거를 타고 용두초등학교에 갔다. 수위에게 이야기하고, 방문증을 받은 후, 본관 2층 학습도움관으로 갔다. 선생님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짱베도 싫어하지 않았다. 선생님의 말로는 지난해 5월 아빠와 엄마가 짱베를 데리고 방문을 하였다고 하였다. 그러니까 짱베는 선생님과 구면이다.
내가 학생 지도에 대한 선생님의 안내 설명을 듣고, 그리고 학교생활에 대해 궁금한 것을 질문하였다. 그런 동안, 짱베에게 같이 의자에 앉아 있자고 하니, 짱베는 앉지 않고, 교실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짱베는 책상 위에 있는 둥근 휴지를 반 이상이나 풀어 교실 바닥에 늘어놓고, 선생님의 학용품을 들고 다니다가, 그것을 던질까 하면서 묻기도 하였다. 나는 그것을 하지 못하도록 제지하려고 하였다. 그러자 선생님께서 관심을 받기 위해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니, 위험하거나 다른 아이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면, 모른 척하자고 하였다. 나는 선생님의 그 말이 고마웠다. 역시 특수교사이기 때문에, 특수아동의 심리를 이해하고 있었다. 뿐만아니라 짱베는 선생님에게 안기기도 하였다. 선생님의 관심을 받으려고 하는 것 같았다. 선생님도 그런 짱베의 행동을 좋아하고 웃으면서 받아주었다. 또 짱베에게 여러 가지 말을 하면서 짱베와 친근감을 갖도록 노력하였다. 선생님은 나와 말할 때 그리고 짱베와 같이 있을 때, 항상 웃음을 머금었다. 웃는 모습이 믿음을 주었다. 짱베가 선생님을 편하게 대하는 모습도 너무 예뻤다.
특수담당 선생님께서 짱베의 반 담임인 1학년 3반 담임선생님을 만나자고 하였다. 오늘 담임선생님도 교실에 계신다고 하였다. 특수담당 선생님과 함께 1학년 3반 교실에 갔다. 담임선생님은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담임선생님도 웃는 모습으로 짱베와 나를 반겨주었다. 짱베가 들어가자, 웃는 모습으로 짱베 왔구나 하면서, ‘짱베 의자에 앉아 볼까?’하고 물었다. 그러자 짱베는 두말도 하지 않고, 2째줄 가운데 자리에 앉았다. 아마 짱베는 초등학교 교실에 책상과 의자가 가지런히 놓여 있는 것을 처음 보았을 것이다. 그것이 좋았는지, 아무 거부감도 보이지 않고 선생님의 말에 따라 의자에 앉았다. 내가 선생님에게 의자에 앉아 있는 짱베를 사진 찍어도 되는지 물으니, 좋다고 하였다. 사진을 찍으니, 짱베는 포즈까지 취해주었다. 그리고 담임선생님과 특수담당 선생님이 있는 탁자 옆으로 가서, 칠판 앞에 섰다. 선생님들도 웃으면서 짱베를 반겨주었다. 나는 담임선생님에게 짱베는 아직 숫자도 모르고, 한글도 깨우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존칭을 사용하는 것도 모른다고 말했다. 짱베는 감각이 너무 예민하여 불안하게 하면 되지 않는다고 담당 의사선생님께서 강조하여, 억지로 공부를 시킬 수 없었던 것을 설명하였다. 짱베는 지식의 습득보다는 사회생활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니, 그런 것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드렸다. 담임선생님도 알았다고 말했다. 담임선생님은 짱베가 학교생활할 때 필요한 화장실도 가르쳐 주고, 입학하는 학생들을 축하하기 위한 이름 가운데 짱베의 이름도 알려주고, 또 짱베의 이름이 있는 보관함도 알려주었다. 30분 정도 있다가 나왔다. 나올 때도 반갑게 배웅하였다. 특히 특수담당 선생님은 정문까지 나와서 우리를 배웅하였다. 두 분 선생님의 따뜻한 관심에 감사드린다.
밖에 나와서 짱베가 너무 잘하였다고 칭찬하였다. 짱베에게 학교가 좋으냐고 물으니, 좋다고 하였다. 선생님도 좋다고 하였다. 나는 학교를 싫어하지 않고 편하게 대하는 짱베가 대견스럽게 보였다. 그런 짱베가 정말 예뻤다. 짱베가 청계천에 가자고 하였다. 나는 좋다고 하였다. 짱베를 데리고 청계천에 가니, 포클레인이 작업하고 있었다. 포클레인이 5시 조금 지나, 일을 마치고 돌아갔다. 포클레인이 가는 것을 보고, 우리도 가자고 하니, 짱베는 순순히 응하여 집으로 왔다. 아들 내외가 왔을 때, 오늘 학교에서 있었던 것을 이야기하여 주었다.
짱미도 오늘 처음 유치원에 갔다. 짱미가 올 때는 아들이 유치원에 가서 데리고 왔다. 유치원 선생님이 아이의 아빠가 왔으면 좋겠다고 하여, 아들이 갔다. 짱미가 유치원 적응을 잘하였으며, 친구들과도 잘 지냈다고 한다. 요사이 무한 폐렴 때문에 유치원에 나오는 아이가 4명 정도로 적다고 한다. 짱미는 내일도 가겠다고 하였다. 아마 집에 오랫동안 혼자 있으니, 친구들과 같이 노는 것이 좋았던 모양이다. 아들은 짱미를 데리고 오면서 짱미가 좋아하는 것을 사서 먹이고 조금 늦게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