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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농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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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성섭 Apr 13. 2020

2020년 04월 23일 월

6시에 일어나 몸균형운동을 하고, 아침을 먹고 책을 보았다. 아내와 10시 농장에 갔다.     

오늘 농장에 간 것은 고구마 순을 작은 비닐하우스 안에 심기 위해서다. 어제 아내와 재래시장인 중앙시장에 가서 모종 고구마순을 샀다. 꿀고구마 순 2단과 밤고구마 순 1단을 샀다. 꿀고구마 순 한 단은 5천 원이었고, 밤고구마 순 한 단은 6천 원이었다. 고구마를 심을 때인 5월 초순이 되면 고구마 순 한 단이 1만 원 한다. 5단이 필요하기 때문에 5만 원이 든다. 그러나 고구마 3단을 1만6천 원에 샀으니, 3만5천 원을 절약하였다. 

고구마 순 3단을 샀는데, 어떻게 5단을 만들어 심을 것이냐? 그 해답은 새로운 시도이다. 나는 농사를 통해 돈을 벌지 않는다. 농사를 지으면, 그것을 우리 가족들이 건강식품으로 먹는다. 농약을 될 수 있으면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내가 생산한 농산물은 건강식품이다. 나의 노동력은 가족들이 먹는 건강식품으로 대가를 받는다. 그것이 땀의 대가이다. 따라서 농사를 짓는 비용도 될 수 있으면 절약하여야 한다. 절약을 위해서는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 화학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농약을 사용하는 것도 비용을 절감하는 새로운 시도이다. 이번에 고구마 순 3단을 사서, 5단이 필요한 땅에 심는 것도 새로운 시도이다. 

그 방법은 이러하다. 어제 산 고구마 순 3단을 비닐하우스 안에 심으면, 고구마를 심을 때인 5월 초가 되면, 그 순은 자랄 것이다. 그것을 자르면 순 하나가 두 개가 된다. 그렇다면 3백 개의 순은 6백 개의 순으로 늘어난다. 사실 이것이 성공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나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도가 성공한다면, 그것은 나에게 확신과 믿음을 줄 것이다. 확신과 믿음은 생명력을 고동시킨다. 할 수 있다는 믿음은 젊음을 인정한다. 나는 올해 60대의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다. 내년이면 70살이 된다. 내 나이에 젋음을 인정받는다는 것은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이것은 귀촌이 아니면 느낄 수 없을 것이다. 귀촌하여 농사일을 하다 보면, 새로운 생각이 드는 것이 많다. 나이가 들어 아무 것도 할 것이 없으면 무력감이 든다. 그것이 싫어서 나는 귀촌을 하였다. 오늘도 내가 살아서 무엇을 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 

나는 새로 시도한 것이 성공하여도 좋고, 성공하지 않아도 크게 실망하지 않는다. 단지 내가 이렇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큰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할 수 있다는 그 자체가 좋을 뿐이다.     

고구마 순을 심은 후, 과일나무에 자연 농약을 뿌렸다. 나는 지난해 늦가을에 자리공, 은행, 돼지감자로 자연 농약을 만들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이런 것으로 자연 농약을 만드는 것으로 나왔다. 나는 통에 이것을 넣고 물을 부어서 겨울 동안 우렸다. 전전주에 그것을 걸러 액체만 다시 통에 담아 놓았다. 오늘 이것을 물과 희석하여 과일나무에 뿌렸다. 과일나무에 진디기 같은 충이나 균이 붙으면 나무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연 농약을 만든 것도 나의 새로운 시도였다. 그러니까 오늘은 고구마 순을 늘이는 것을 새로 시도하였고, 또 새로 시도한 자연 농약을 직접 농사에 적용하였다. 자연 농약이 병충해를 막아줄 것인지는 모르겠다. 단지 나의 생각과 나의 노력으로 새로운 것을 시도하였다는 것이 중요하다.     

과일나무에 새로 시도한 자연 농약을 뿌린 후, 과일나무에 물을 주었다. 어제 수리한 양수기를 사용하니 잘 되었다. 아내는 콩을 심고, 잔디밭을 가꾸고, 농막 안 우물을 정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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