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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농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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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성섭 Apr 19. 2020

2020년 04월 18일 토

8시 30분에 일어나 몸균형운동을 하였다. 9시 넘어 아내와 아침을 먹고 농장에 갔다. 농장에 가면서 이엠을 받으러 간다고 농업기술센터에 갔다. 가서 보니, 사람이 없었다. 오늘이 토요일이기 때문에 근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에는 이런 일이 없었는데, 이제 나이가 들다 보니 착오를 일으키는 것 같다. 아내도 오늘이 평일이 아니라는 것을 몰랐던 것 같다.     

농장에 가면서 K씨에게 전화하여 가축분 퇴비 40포대를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였다. K씨는 기꺼이 가져다주겠다고 하였다. 농장에 가서 일하는 옷으로 갈아입고 10분 정도 일하는데, K씨가 왔다. 10만 원이라고 하였다. 돈이 얼마되지 않는 데도, 기쁜 마음으로 퇴비를 차로 가져 준 K씨가 감사하다. 비료 쌓아주는 곳을 정리하고, 그곳에 비료를 쌓았다. 시간이 12시가 되었다. 점심을 먹었다.     

지난해 월동한 모닝가의 비닐과 보온덮개를 거두었다. 모닝가는 모두 죽었다. 모닝가를 그렇게 월동하면 되지 않는 것 같다. 나의 시도가 또 실패한 것이다. 마음이 편하지는 않지만, 실패를 인정하고 마음을 불편하게 하지 않았다. 

모링가 월동을 하기 위해 많은 돈을 들이지는 않았지만, 볏짚을 사고, 보온덮개를 준비하고, 비닐을 구하고, 이엠을 구하는 등 노력을 많이 하였다. 모링가가 살아서 가족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서, 원하는 사람에게 주기를 바랬다. 사실 모링가 월동은 나의 도전이고 시도였다.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는 것은 마음이 젊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준비하는 데 많은 힘이 들었지만, 하였다. 이것은 나 자신이 살아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 

시도한 후, 대부분의 사람은 실패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이것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것도 지혜이다. 시도한 후 실패한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발전이 없다. 그것을 받아들이고 새로 연구를 할 것인지, 아니면 포기를 하고, 다른 것을 할 것인지는 개인의 선택에 달려 있다.     

모닝가 월동을 해체하는 작업도 많았다. 먼저 비닐을 걷어내고, 다음에는 얇은 보온덮개를 걷어내었다. 비닐은 재활용이 되기 때문에 동네 재활용품 수집 장소에 수레로 옮겼다. 보온덮개는 재활용이 되지 않기 때문에 비를 맞지 않도록 비닐하우스 안에 놓아두었다. 시간이 나면 화로에 넣어 태우기 위해서다. 보온을 위해 덮어두었던 볏짚을 쌓았다. 볏짚에 물을 준 후, 비닐을 덮었다. 볏짚을 썩히기 위해서다. 이엠을 받아 오면 이엠을 뿌려 발효시키는 것을 도울 생각이다.     

모링가가 모두 죽어, 그곳에 다른 작물을 심어야 한다. 북측에서 2번째 줄에는 얼마 전 사다 심은 채리 나무 4그루를 심었다. 심은 후, 1달 정도 되었는데, 벌써 싹이 나오고 있었다. 나무에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자리가 없어, 사이사이 심은 것보다는 채리 나무를 모아서 심은 것이 채리 나무 자체를 위해서도 좋을 것이다. 4번째 줄에는 복분자 6그루와 머루 1그루를 심었다. 

채리 나무를 심은 줄에는 여유가 있기 때문에 누런 호박을 심을 계획이다. 나무를 심지 않은 2번째 줄에는 아내가 심기를 바라는 작물을 심을 생각이다. 아내는 순무를 심겠다고 하였다. 나는 아내가 심고 싶은 것을 심으라고 하였다. 

일을 마치고 나니, 7시 30분이 넘었다. 시간이 늦어 집에 오면서 롯데마트에 들러, 저녁거리를 사서 왔다. 나의 것으로는 연어 초밥을 사고, 아내의 것으로는 유부초밥을 샀다. 집에 와서 술을 한잔 먹으면서 저녁을 먹으니, 피곤한 마음도 풀렸다.     

내일도 농장에 가서 모링가 심은 곳의 고랑을 파고, 순무를 심을 곳에 퇴비를 주고 로타리를 칠 생각이다. 시간이 나면 땅콩과 고구마를 심을 곳에도 퇴비를 주고 로타리를 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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