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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농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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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성섭 Apr 21. 2020

2020년 04월 20일 월

아침을 눈을 떠니 8시였다. 늦잠을 잤다. 오랜만에 늦잠을 자니 좋았다. 더 잠을 자려고 하니, 잠이 오지 않아 일어나서 몸균형운동을 하였다. 아내도 일어나 아침을 준비하였다. 아침을 먹고 10시에 농장에 갔다.     

농장에 갈 때, 농업기술센터에 들러 이엠 25리터를 받아서 갔다. 농업기술센터에서는 농사를 짓는 사람들에게 이엠을 공짜로 공급한다. 농업인들에게 필요한 것을 무료로 공급하는 농기센터에 감사를 드린다. 특히 이곳의 직원들은 대부분 친절하다. 농사에 지친 농민들에게 대하는 직원의 친절을 더운 날 청량음료와 같이 시원한 느낌을 들게 한다. 

어제 모링가 월동을 해체한 후, 볏짚을 모아놓은 곳에 이엠을 뿌렸다. 이엠을 볏짚 위에 뿌린 후 다시 물을 더 뿌리고 비닐을 덮었다. 어제 집에 갈 때, 볏짚 위에 물을 뿌리고 비닐을 덮어 놓았는데, 오늘 이엠을 뿌리기 위해 비닐을 걷어내니, 하얀 김이 솟아올랐다. 볏짚의 높이도 낮아진 것 같았다. 아마 볏짚이 발효되는 것 같았다. 오늘 이엠을 뿌렸기 때문에 더 빨리 발효될 것이다.     

농막 남측에 있는 밭 북쪽에 땅콩을 심을 계획이다. 이곳의 고랑을 팠다. 이랑의 넓이가 130cm 정도 되도록 넓게 팠다. 골 네 개를 팠다. 쟁기를 이용하여 골을 팠다. 내가 앞에서 끌고, 아내는 뒤에서 쟁기를 잡고 골을 팠다. 한 고랑마다 쟁기로 왕복한 후, 네기로 골의 흙을 이랑으로 끌어 올렸다. 다시 쟁기로 왕복하였다. 그렇게 하니, 깊이는 삽으로 하는 정도의 깊이가 되었다. 대신 넓이가 좁았다. 삽으로 골의 흙을 이랑에 올렸다. 그렇게 하니, 힘이 적게 들었다. 

4골을 파서, 이랑을 3개 만들었다. 북측의 첫 번째 이랑의 넓이는 100cm 정도 되고, 나머지 두 개의 이랑 넓이는 130cm 정도 되었다. 이랑의 넓이를 넓게 한 것은 한 이랑에 땅콩을 2줄 내지 3줄을 심기 위해서다. 한 이랑에 땅콩 1줄씩 심으면, 골을 많이 파야 하고, 골을 많이 파면 힘이 들 것 같아, 골의 넓이를 넓게 하였다. 땅콩을 심기 일주일 전에 퇴비를 주고, 로타리를 칠 계획이다. 땅콩은 5월 10일경 심을 생각이다. 

땅콩 심을 곳의 골을 지난 토요일 팔려고 생각하였으나, 모링가 월동을 해체하느라 하지 못하였다. 하려고 생각하였던 것을 하고 나니, 기분이 좋았다. 특히 쟁기로 골을 파는데, 아내가 도와주니, 그것 또한 기분을 좋게 하였다. 부부는 상호 이해하고 배려할 때 예쁘게 보인다. 아내의 건강이 좋지 않아, 힘든 일을 하지 못하도록 한다. 힘든 일은 될 수 있으면 내가 한다. 그러나 나 혼자보다 다른 사람이 도와주었을 때, 일의 성과가 배가 아니라 5배, 10배 나는 경우가 있다. 쟁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나 혼자 쟁기를 하면 힘이 들고 성과도 없다. 그러나 아내와 둘이서 하면, 힘도 들지 않고 빠르게 일을 진행한다. 아내도 기분 좋게 일을 도와주었다. 아내와 서로 협력을 하여 일을 쉽게 하니, 그것 또한 귀촌의 즐거움이다. 

골을 파고 이랑을 네기로 고르니, 밭이 깨끗하게 보였다. 깨끗하게 보이는 밭의 모습도 나의 기분을 즐겁게 하였다. 이러한 소소한 기쁨과 즐거움이 귀촌의 즐거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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