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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농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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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성섭 Nov 16. 2021

썰매장을 만들다

2021년 11월 14일 일요일이다.      

9시에 아내와 농장에 갔다. 

썰매장을 만들기 위해 갔다. 

아내는 특별히 할 일이 없어 처남 집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다. 

농막에 있으면 추워서다.      

썰매장을 만드는 것은 짱베와 짱미가 놀도록 하기 위해서다. 

지난해에도 연밭을 썰매장으로 만들었다. 

넓이가 20평 정도 되었다.      

연밭은 2주 전 이미 썰매장으로 만들었다. 

썰매장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물을 받아야 하고, 

물 위에 풀이나 나뭇가지 등과 같은 부유물이 없어야 한다. 

부유물이 있으면 얼음이 고르지 않아 썰매가 잘 미끄러지지 않고 넘어질 위험도 있다.      

오늘은 썰매장을 넓혔다. 

하천을 보수하면서 사용하지 않은 땅이 있어, 그것의 일부를 썰매장으로 넓혔다. 

넓힌 면적은 25평 정도로, 연밭보다 더 넓다.      

아침 9시부터 일을 시작하여 오후 5시에 마쳤다. 

하루 종일 일하니 허리도 아프고 다리에 쥐도 났다. 

그러나 기분은 좋았다.      

넓힌 곳이 논으로 올해 벼를 심었다. 

벼 포기가 남아 있고, 콤바인이 다닌 자국도 깊이 파여있었다. 

썰매장으로 만들기 위해 논둑을 만들고 논을 골라야 하였다. 

물은 연밭으로 들어오는 물을 사용하면 된다.      

논의 두 면에 논두렁을 만들었다. 

한 곳의 길이는 5m, 다른 한곳의 길이는 18m 정도 되었다. 

썰매장으로 만들 곳의 흙을 파서 논두렁을 만들었다.      

논에 물이 있으니 흙을 삽으로 파서 옮기는 것이 힘이 들었다. 

또 콤바인 자국으로 논의 바닥이 울퉁불퉁하였다. 

물이 있는 논의 흙을, 그것도 벼 뿌리를 파서 옮기려 하니 힘이 들었다.      

아내는 힘이 드는 일을 왜 하느냐고 한다. 

생각하여 보았다. 

하지 않아도 되는데, 왜 힘이 드는 일을 스스로 할까하고.      

이유는 간단하였다. 

아이들이 즐겁게 노는 것이 좋아서다. 

그리고 내가 무엇을 하는 것도 나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어 좋다.      

틈틈이 책도 본다. 

사람은 정신적 활동뿐만 육체적 활동도 하여야 한다. 

정신과 육체가 같이 건강해야 하기 때문이다.      

추운 날씨였지만 땀이 났다. 

땀이 나는 것을 느끼는 것도 내가 건강하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행운이다. 

마음에 다른 욕심이 없이 순수한 사랑의 마음으로 땀을 흘렸다. 

그것 때문에, 일이 끝난 후 마음에서 순수하고 거짓이 없는 기쁨이 솟아올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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