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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농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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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성섭 Dec 22. 2021

황량한 들판 길

2021년 12월 21일 화요일이다.      

아내가 9시 30분 기차로 서울에 갔다. 

차로 아내를 제천역까지 데려주었다.      

새벽 1시에 눈이 뜨여 잠이 오지 않았다. 

일어나서 책을 보다가 2시 30분에 잠자리에 다시 들었다. 

그래도 잠이 오지 않아 가부좌로 30분 이상 앉아 명상을 하다가 

자리에 누웠는데 잠이 들었다.      

새벽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그러한지 몸이 피곤하였다. 

아내를 제천역에 데려준 후, 책을 보다가 11시에 자서 12시에 일어났다.      

점심을 먹고 혼자 들판 길을 산책하였다. 

지난 일요일 며느리와 아이들을 제천역까지 데려주면서 추워 혼이 났다. 

오늘 산책 갈 때는 두꺼운 잠바를 입고 갔다. 

모자도 쓰고 두꺼운 잠바까지 입으니, 오히려 더웠다. 

그러나 불편할 정도로 덥지는 않았다.      

오늘 나 혼자 산책하면서 아내와 같이 다니지 않던 길로 갔다. 

복숭아 밭이 있는 곳으로 하여 뒤뜰 방죽으로 가서, 

골짜기가 있는 길로 가서 집으로 돌아왔다.      

한 번도 쉬지 않고 걸었는데, 1시간 40분이 걸렸다. 

산책하고 나니, 기분도 좋고 몸의 컨디션도 좋았다.      

겨울의 들판 길은 황량하다. 

곡식은 거두어들여 흙이 드러난 빈 땅이고, 

언덕이나 골짜기에 나무가 있어도 잎들이 떨어져 쓸쓸하게 보인다. 

겨울이다 보니, 다니는 사람도 없어 쓸쓸한 기분이 더 든다.      

그러나 겨울의 들판은 겨울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곡식이 없는 들판에는 농부들이 밭갈이를 하여 땅들의 힘인 비옥도를 높이고 있다.      

언덕에 있는 마른 풀들 사이에는 달맞이꽃, 쑥, 말냉이 등과 같은 일부 식물들이 

흙색과 비슷한 색깔을 하고 추운 겨울에 맞서고 있다. 

그런 풀들에서 강인한 모습을 느낄 수 있다. 

흙 속에는 지난가을에 떨어진 새싹들이 돋아나기 위한 준비도 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것을 생각하면서 혼자 걸으니 심심하지 않게 걸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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