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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농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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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성섭 Dec 23. 2021

1시간 40분을 쉬지 않고 산책하다

2021년 12월 22일 수요일이다.      

5시 30분에 일어나 운동을 하였다. 

아침을 먹었다. 

나 혼자이기 때문에 밥을 하고 식사를 하는 것을 나의 시간에 맞춰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아침을 먹고 9시까지 책을 보았다. 

책을 보다가 졸려 11시에 낮잠을 잤다. 

12시에 일어나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들판 길 산책을 갔다. 

어제와 같은 길로 갔다. 

물론 나 혼자 갔다.      

산책하다가 운동하는 사람을 몇 사람 만났다. 

오후 2시 10분에 산책을 갔다가 3시 50분에 집에 왔다. 

1시간 40분을 쉬지 않고 걸었다.      

쉬지 않고 걸었지만 피곤하지 않았다. 

건강하게 걸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어떤 사람은 산책할 때 노래를 듣는다. 

나는 산책할 때 노래를 듣지 않는다. 

주변을 보는 것만 하여도 좋기 때문이다.      

겨울의 풍경은 삭막하다. 

들판에 곡식도 없고, 파란 풀도 없다. 

그러나 겨울은 겨울대로 좋다.      

삭막하지만, 그 속에는 죽지 않고 흙색 비슷한 색깔을 하고 있는 잎들이 있다. 

그런 것을 보면 생명의 강인함을 느낀다.      

벼를 변 후 벼 포기들이 논에 그대로 남아 있는 모습도 

과거를 기억하는 것 같아서 좋고, 

농기구로 땅을 갈아엎은 곳에는 얼었다 녹았다 하면서 

땅의 비옥도가 높아지는 것을 보는 것 같아서 좋다. 

언덕이나 길가에 있는 마른 풀들은 지난여름의 기억을 추억하고 있는 것 같다.      

또 걷다가 보면 몸에 땀이 나는 것 같으면서 

다리에 힘이 느껴지는 것 같아서도 좋다.      

산책하다 보면 이런저런 생각들이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내가 의도적으로 생각하려고 하지 않아도 주변에 보이는 것을 보고, 

생각들이 자연스럽게 머리에 떠오른다. 

그런 것을 생각하다 보면 심심할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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