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농촌일기

큰어머니 제사를 모시다

by 차성섭

지난 03월 15일 화요일 저녁 9시에 큰 어머님 제사를 모셨다.

제사를 새벽 12시에 모시지 않고 저녁에 모셨다.

현대 정보사회는 농업사회와 다르다.

아침에 가족이 만나기 어렵다.

저녁에 생일을 한다.

제사도 마찬가지다.

제사는 관습이다.

예의는 관습이 편리하도록 사회 동의에 의해 일정한 기준을 정한 것이다.

따라서 예의는 너무 지나치지도 않고 너무 부족하지도 않게

적절하게 균형에 맞게 조화를 이룬 것이다.

예의가 현실을 외면하면 가치가 없다.

예의는 현실에 맞게 변화하여야 한다.

그래서 나는 몇 년 전부터 제사를 돌아가신 날 저녁에 모신다.

귀신은 밝은 것을 싫어한다고 한다.

물론 이것도 관습에 의해 수용되고 있는 추상적 지식이다.

그래서 어둠이 내린 9시에 제사를 모신다.

큰어머니는 아버지의 첫 부인이시다.

아버지는 첫 부인이 돌아가신 후 재혼하였다.

나는 아버지의 첫 부인을 큰어머니라 부른다.

물론 나는 아버지의 재혼한 부인에게 태어났다.

아버지와 큰어머니, 어머니가 각각 돌아가신 기일이 되면 나는 3분의 밥을 올린다.

어머니가 살아계실 때부터 큰어머니 제사를 정성껏 모셨다.

어머니가 생전에 하신 것과 마찬가지로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도 큰어머니 제사를 정성껏 모신다.

많은 음식을 하지 않는다.

먹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수를 준비하고 제사를 올릴 때 최대한 정성을 다한다.

제사를 모신 후, 음복을 하고 식사를 한다.

제사는 기일이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날, 부모님을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에,

부모님과 같이 식사한다는 기분으로 식사를 꼭 한다.

큰어머니를 모르지만, 3분이 정답게 지내시기를 바라면서, 제사를 모셨다.

그런 기분으로 제사를 모시면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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