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농촌일기

민간요법도 필요하다

by 차성섭

며칠 전 농장에서 낫으로 풀을 메다가 흙이 눈에 들어갔다.

우리 밭 위에 논이 있다.

논두렁의 풀을 항상 내가 벤다.

논의 주인에게 제초제를 치지 말라고 부탁하자,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하였다.

농약을 치지 않는 것에 대한 보답으로 논두렁의 풀을 내가 벤다.

논에 벼를 심은 후 논에 물이 고이면 밭에 물이 흐른다.

밭으로 흐르는 물이 밭작물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논두렁 밑에 물고랑을 만들었다.

고랑의 풀을 예초기로 베기가 어려워 낫으로 베었다.

그때 눈에 흙이 들어갔다.

눈을 뜰 수 없었다.

손에 낀 장갑에는 흙이 묻어있어 눈을 비빌 수도 없었다.

눈을 깜박이니, 눈이 아팠다.

많이 아팠다.

그때 머리에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눈에 먼지가 들어갔을 때 양파 껍질을 눈 위에 얹어두면

먼지가 자연스럽게 나온다는 것이었다.

카톡에 어느 사람이 보낸 내용이었다.

누가 보낸 것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 내용은 기억났다.

눈을 움직이면 아파, 아픈 눈을 감고 움직이지 않았다.

손을 씻고 아내를 불렀다.

눈에 흙이 들어가서 눈을 떨 수 없다는 것을 말하고,

양파 껍질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였다.

양파 껍질을 눈 위에 얹었다.

아픈 것이 느껴지지 않고 눈물이 났다.

물론 눈을 움직이지 않고 계속 감고 있었다.

양파 때문인지 아픈 느낌이 적게 느껴졌다.

조금 지나고 나서 눈을 깜박거려도 아프지 않았다.

정말 눈 안에 들어갔던 흙이 나온 것 같았다.

민간요법도 때에 따라서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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