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농촌일기

나는 왜 붓글을 쓸까?

by 차성섭

매주 수요일이면 붓글을 쓰려 농장에 간다.

지난 수요일에도 농장에 갔다.

전주까지 비가 오다가 지난주에는 비가 오지 않았다.

햇볕이 강하였지만, 그늘에는 시원하였다.

가을 날씨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을에는 햇볕이 강하지만 습도가 낮아 그늘이면 시원하기 때문이다.

농장에 도착하니 9시 30분이었다.

밭을 둘러보고 10시부터 붓글을 썼다.

가끔 집보다 덥고 추운데 왜 농장에 가서 붓글을 쓸까하고 생각하여 본다.

농장에서 붓글을 쓰는 가장 큰 이유는 집이 협소하여 붓글을 쓰기에 불편하기 때문이다.

또 농장에서 붓글을 쓰면 자연 속에서 취미생활을 즐기는 것 같아서 좋다.

농장에서 붓글을 쓰는 본질적 이유는 붓글 쓰는 것 자체를 좋아하기 때문일 것이다.

붓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면 농장에 가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붓글 쓰는 것을 좋아할까?

이유는 잘 모르겠다.

첫째는 붓글을 쓰면 시간이 잘 간다.

시간이 잘 간다는 것은 하는 일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집중하여 어떤 일을 하면 시간이 언제 가는지 모른다.

둘째는 붓글 쓰는 자체가 싫지 않다.

붓글을 아마 초등학교때부터 썼다.

학교나 직장 다닐 때는 일 년에 몇 번씩 썼다.

할 일이 없고 시간이 따분하다 싶으면 붓을 잡았던 것 같다.

셋째는 좋아하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사람은 생각하는 힘이 있다.

아마 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은 하는 일이 없는 것일 것이다.

남이 알아주는 것에 상관없이, 좋아하는 것이 있을 때는 그것을 하려고 한다.

잘하는 것과 관계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면 마음이 안정되고 기분이 좋다.

나이가 들수록 취미생활을 하는 것이 건강에 좋은 것이 이런 이유일 것이다.

넷째는 발전하고 있는 것에 대한 기분 좋은 느낌이다.

퇴직한 후, 문화원 같은 곳에 가서 붓글을 썼다.

아마 이때부터 붓을 잡는 법, 글자를 쓰는 결구,

화선지에 맞게 쓰는 장법 등에 관한 것을 이야기 들었다.

2, 3년 전에는 중봉이라는 것에 대해 공부하였다.

중봉을 한 후부터 글씨가 많이 발전한 느낌이 들었다.

나이가 들어도 발전하고 있다는 것은 마음을 즐겁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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