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초 아내와 농장에 갔다.
남측 밭에 가서 토마토를 따면서 보니, 고구마 줄기가 헝클어져 있었다.
아내가 고구마 순을 땄나 하고 생각하였다.
자세히 보니, 사람이 고구마 순을 딴 것과 다르게 보였다.
군데군데 일정하지 않게 고구마 줄기가 헝클어져 있었다.
자세히 보니, 멧돼지가 들어와서 고구마밭을 쑤셔놓은 것이었다.
처음에는 고구마밭 3분의 1일 망가진 것으로 생각하였다.
기분이 좋지는 않았지만, 멧돼지와 같이 나누어 먹자고 생각하니,
크게 기분이 상하지 않았다.
전체를 살펴보니, 멧돼지가 고구마밭 5분의 4를 쑤셔놓았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
고구마를 심으면서 고생하였던 것이 생각났다.
처음 심은 고구마가 나지 않아 다시 고구마 순을 사서 심었다.
다시 심은 후에도 죽은 곳이 많아서, 자란 고구마 순을 잘라 옮겨심었다.
또 고구마 순을 흙으로 덮어주면 고구마 뿌리가 많이 달린다고 하여,
고구마 하나하나의 순을 흙으로 덮어주었다.
그렇게 정성을 들여서 키운 고구마였다.
사실 장마철이 지난 후, 고구마 순이 잘 자라 무성하였다.
고구마 순을 딸 때도 한 발자국이면 한 주먹의 순을 딸 수 있었다.
그런데, 멧돼지가 하룻밤에 다 망쳐놓았다.
어떻게 달리할 방법이 없었다.
고구마 뿌리가 생길지는 모르지만,
뿌리가 뽑히지 않은 고구마 순을 밭이랑에 길게 늘리고, 그 위에 흙을 덮었다.
고구마는 순에서 뿌리가 나온다.
뻗어나가는 순이 흙에 닿으면 실뿌리가 나오면서
먹는 고구마 뿌리가 생겨나기 때문이다.
시기적으로 늦었지만, 경험 삼아 하여 보았다.
그렇게 하는데 2시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따가운 햇볕이 쪼이는 12시에서 3시 사이에 하였다.
물론 그사이에 점심도 먹었다.
기분이 좋지 않으니, 힘이 드는 줄도 모르고 하였다.
일을 마치고 나니, 힘이 들었다.
일을 끝난 후, 생각하였다.
내가 화를 내어도, 달라질 것은 하나도 없다.
나의 마음만 상한다.
그래서 기분 나쁘지 않게 생각하기로 하였다.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하였다.
고구마를 심은 남측 밭에는 울타리를 쳐놓았다.
그래서 짐승이 좋아하는 농작물을 남측 밭에 심었다.
고구마, 땅콩, 토마토, 콩 등등.
지금까지는 멧돼지가 농작물을 상하게 한 적이 없었다.
울타리를 살펴보았다.
울타리가 파손된 곳이 하나도 없었다.
그렇다면 문을 통해 멧돼지가 들어온 것이다.
남측 밭에 문이 3곳이 있다.
한 곳은 철문으로 되어 있고, 2곳은 울타리 그물망으로 되어 있다.
철문으로 멧돼지가 들어올 수 없다.
2곳의 울타리 그물망 문의 밑을 고정시키지 않았다.
멧돼지가 머리를 밑으로 밀고 들어오면, 그물망이 올라가 쉽게 들어올 수 있다.
문의 밑에 쇠 파이프를 설치하고, 그물망과 쇠 파이프를 하우스클립으로 고정시켰다.
멧돼지가 다시 울타리 안으로 들어와 농작물을 해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