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아픈 마음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알고 있는 70대의 할머니이다.
시골에서 사시는 분인데 성실하고 부드러운 마음을 가진 분이다.
만나면 항상 웃으면서 인사를 한다.
하는 말이나 행동을 보면 정이 간다.
교양도 있어 대화를 나누어도 이해를 잘한다.
상대에 대한 배려심도 있어 어려운 사람을 도와준다.
우리도 들깨 모종을 얻고, 좋은 고춧가루를 받기도 하였다.
동네일도 앞장서서 한다.
그렇게 착하고 성실하고 인자한 분의 손녀가 불치의 병으로 입원하여 있다고 하였다.
손녀는 올해 중학교 1학년이라고 한다.
2년 전 뇌암으로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단다.
당시 담당 의사는 수술이 잘 되었다고 하였단다.
몇 개월 전 다리가 아프다고 하여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으니,
암이 뼈로 전이되었다고 하여 다시 입원하였다고 한다.
병원에 입원하여 진료를 받고 있는데,
며칠 전 암이 온몸으로 퍼져 치료가 어려우니 준비를 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단다.
이제 병원에서 진통제를 맞으며 운명의 날만 기다리고 있단다.
예쁘고 아름다운 꽃송이가 완전히 피지도 못하고 최후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하니,
그 가족들은 얼마나 마음이 아플까?
당사자는 어리기 때문에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전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 아이의 아버지와 엄마는 1년 정도 딸아이의 병간호를 위해
직장도 제대로 다니지도 못하였고,
가정도 돌보기 힘들었다고 한다.
초등학교 3학년 막내 딸아이가 혼자 밥을 먹고, 학교를 가고, 잠도 잔다고 하니,
가정도 말이 아닌 것 같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나의 마음도 찢어지는 것 같이 아팠다.
할머니는 금요일 되면 아들 집에 가서 막내 손녀를 데리고 시골집으로 왔다가
일요일에는 다시 아들 집으로 데려주고 있단다.
집에 있는 10살짜리 막내 손녀를 두고 집으로 오면 얼마나 걱정이 많을까?
며칠 전 그 할머니를 만났다.
할머니에게 아무런 위로의 말을 할 수 없었다.
아픔은 고칠 수 있는 것이 있고, 고칠 수 없는 것이 있다.
인간의 죽고 사는 것은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없는 자연의 영역이다.
자연의 원리에 의해 발생하는 일은 사람으로서는 어떻게 할 수 없다.
시간이 지나지 않으면 그 아픔을 치료할 수 없다.
10년, 20년, 아니면 더 많은 시간이 지나면 먼 옛날의 이야기로 들릴 것이다.
하지만 현재로는 땅이 꺼지고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이다.
그런 아픈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는 말로 위로하는 것보다는
마음으로 같이 아파하는 것이 더 큰 위로가 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