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농촌일기

고구마 순을 따다

by 차성섭

지난주 아내와 고구마순을 땄다.

지금까지 고구마를 캐지 않은 것에는 이유가 있다.

멧돼지가 고구마밭을 들쑤셔 고구마 뿌리를 먹었기 때문이다.

멧돼지가 고구마 뿌리를 캐어 먹은 곳에는 새로운 뿌리가 내리지 않는다.

나는 시험 삼아 뿌리가 땅에 남아 있는 고구마 줄기를 이랑에 펴서,

줄기 위에 흙을 덮어 놓았다.

얼마 전 고구마를 몇 포기를 캤다.

멧돼지가 뿌리를 먹은 곳에는 고구마가 없었다.

간혹 먹지 않고 남은 것이 2, 3포기에 1개씩 나왔다.

물론 고구마 뿌리는 컸다.

대신 줄기 위에 흙을 덮어 놓은 곳에는 뿌리가 새로 나고 있었다.

손가락 굴기의 뿌리가 있었다.

아직 먹기에는 너무 작았다.

그래서 고구마 잎이 탄소동화작용을 하여,

뿌리를 크게 할 때까지는 캐지 않기로 하였다.

정상적으로 2, 3주 전에 고구마를 캐어야 한다.

아내는 말하였다.

고구마 뿌리가 없어 먹지 못하면 순이라도 먹자고 하였다.

멧돼지가 들쑤서 놓은 것을 아무리 원망하여도 변하는 것은 없다.

변하지 않은 것은 원망할 필요가 없다.

2주 전에는 새로 생긴 작은 고구마 뿌리가 중간 손가락 크기 정도였다.

1주 전에는 엄지손가락 정도의 크기로 자랐다.

곧 서리가 내릴 것이다.

서리가 내리면 고구마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농작물 잎은 마른다.

자연의 힘은 대단하다.

서리가 내리면 싱싱하였던 잎들도 검은색을 드러내며 마른다.

길게 잡아도 1주일 안으로 고구마를 캐야 할 것이다.

고구마 뿌리가 얼마나 자랄지 모르겠다.

대신 아내가 말한 대로 고구마 순을 따서 먹으면 된다.

고구마 순으로 김치, 나물, 묵나물 등 여러 가지 반찬을 할 수 있다.

고구마순은 식이섬유가 풍부해 다이어트 식품으로 적절하다고 한다.

탄수화물·당류·단백질 등 에너지원과 칼슘·철분 등 무기질이 풍부하다고 한다.

또 눈 건강에도 좋고, 염증과 당뇨에도 좋다고 한다.

그래서 아내와 즐거운 마음으로 고구마순을 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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