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말한 올해 농사 쫑파티를 하면서 생각하여 보았다.
나는 농사를 짓는 것이 좋았다.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서다.
무력감도 들지 않고, 생활에 힘이 느껴진다.
농사를 잘 짓지는 못하였지만,
땀의 결실로 농작물이 자라고 열매를 맺고 수확을 하는 것을 보면
삶에 활력과 충만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농사 쫑파티를 위해 아내가 준비한 반찬을 보니,
한 해의 일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반찬 재료가 된 농산물 가운데 들어 있는 이야기들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상추 하나를 키우기 위해서도 심고, 어린싹을 옮기고, 풀을 뽑고,
물을 주고, 퇴비를 주고, 자라나는 것을 보고, 자연 농약을 뿌리고,
잘 자라고 있는지 수시로 확인하는 등 관련되는 일들이 많다.
그래서 자신이 재배한 농작물로 음식을 하여 먹으면,
그 음식 속에는 자신과 연결되는 의미가 있고 이야기가 있다.
그런 농작물을 아들 식구와 딸 식구에게 주었다.
그들도 좋아하였다.
특히 짱베와 짱미가 오면 부추전과 감자전을 잘 먹었다.
짱베는 아내가 담근 김치도 먹었다.
농사를 지어서 만든 재료로 만든 음식은
시장에서 돈을 주고 사서 먹는 음식과는 다르다.
나의 생각과 땀과 노력이 들어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아내가 농사를 위해 많이 도와주었다.
그런 아내와 둘이서 그런 이야기를 하면서 먹은 음식이 더욱 맛이 좋았다.
아직 올해 농사일이 다 끝난 것은 아니다.
고구마를 캐야 하고, 배추와 무를 뽑아 김치를 담아야 한다.
김치는 아마 보름 정도 더 기다려야 할 것이다.
고구마는 다음 주에 캘 것이다.
서리가 오면 캐기로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일기예보를 보니, 오늘과 내일 기온이 영하로 내려갈 것이라 하였다.
아마 오늘 농장에는 서리가 왔을 것이다.
내일 아내와 서울에 가기로 하였기 때문에,
오는 금요일이나 토요일 밭에 가서 고구마를 캘 생각이다.
또 할 일이 하나 더 있다.
연밭을 정리하여야 한다.
얼음이 얼기 전에 연대를 낫으로 베고, 연밭에 있는 이끼를 걷어내야 한다.
겨울에 짱베와 짱미를 위해 썰매장을 만들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