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10월 25일 화요일 아내와 농장에 갔다.
아내는 쪽파를 캐서 쪽파김치를 담그기 위해 손질하였다.
쪽파의 양이 많아 오후 늦게까지 하였다.
나는 오전에 연밭의 흙을 고르고, 오후에는 밭에 유박 비료를 주었다.
오후 5시에 일을 마친 후 아내와 하천 둑길을 산책하였다.
산책할 때 시간이 5시가 조금 지났다.
어둠은 아직 내리지 않았지만, 해는 이미 넘어가고 보이지 않았다.
아내와 산책을 하면서 산을 보았다.
온 산이 붉은색으로 채색되어 아름다웠다.
단풍이 온 산을 물들게 한 것이다.
아내와 산책을 하는 하천 둑길은 양쪽으로 얕은 산이 길게 널어서 있다.
두 개의 산 사이로 5백미터 전후의 폭으로 밭과 논이 펼쳐져 있고,
그 사이로 하천이 흐르고 있다.
물은 남에서 북으로 흐른다.
북이 낮고 남이 높다.
만약 북이 높고 남이 낮으면 편안하면서 아름다운 곳이다.
남이 높으니, 남쪽으로 바라보면 뭔가 불편한 느낌이 든다.
이곳에 온 지가 벌써 6년째다.
그런데 단풍이 이렇게 예쁘게 물든 줄 몰랐다.
아마 10월 말에는 항상 예쁜 단풍으로 산을 단장하였을 것이다.
내가 그것을 느끼지 않았을 뿐이다.
예쁘게 채색된 단풍은 항상 그 자리에 있었을 것이다.
단지 나의 감각기관이 그것을 느끼고 나의 뇌로 전달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물은 항상 그 자리에 있었지만, 나의 인지 기능은 작동하지 않았다.
아내와 단풍이 아름답다고 몇 번 이야기하였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알지 못하였다고.
이슬을 머금고 있는 아침 단풍은 햇빛이 처음으로 비출 때 윤기와 함께 아름답인다.
그런데 해가 넘어간 후 단풍도 아름답다는 것을 느꼈다.
해가 갓 넘어간 후 단풍은 강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으면서 편안하게 보여서 좋았다.
차로 집으로 오면서 주변 산을 보았다.
어둠이 약하게 드리고 있었다.
수줍은 듯이 은은하게 단풍은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었다.
아름다운 곳은 먼 곳에 있지 않다.
나 가까이에도 아름다운 곳은 있다.
단지 그것에 관심을 두지 않아 몰랐을 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