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농촌일기

불친절한 양보를 보고

by 차성섭

약 보름 전 서울에 가서 아내와 같이 지하철을 탔다.

아내와 나는 지하철을 타면 보통 경노석에 앉는다.

일반석에 앉거나 서 있으면 젊은 사람의 자리를 뺏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회사나 학교에 다니면서 힘들게 생활하는 젊은 사람을 힘들게 하고 싶지 않다.

또 젊은 사람도 나이 든 사람이 공짜로 지하철을 타면서

젊은 사람의 자리를 뺏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지하철을 타지 않으려 한다.

그날도 지하철을 타면서 경노석에 앉았다.

경노석에는 보통 자리 3개가 붙어있다.

출입구 입구에 60대 전후로 보이는 여자가 앉아 있고 2자리는 비어 있었다.

아내와 빈자리 2곳에 앉았다.

지하철이 출발하는 시간에 모자를 눌러쓴 할머니가 급하게 탔다.

할머니는 짐을 가득 실은 손수레를 끌고 탔다.

얼굴이 보이지 않아 나이를 알 수 없지만, 손수레를 가지고 탄 것으로 보아 나이가 든 할머니다.

그 할머니는 타자마자 경노석으로 와서 옆의 아줌마에게 자리를 양보하라고 하였다.

할머니의 말소리로 보아 나이는 80 후반으로 보였다.

부탁하는 것도 아니고, 반강제적으로 자리를 양보하라고 하니, 좋게 보이지 않았다.

나는 혼자 서서 지하철을 타기 어려우면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다니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이 든 분이 지하철을 타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나이가 들어 돈은 없고 집에 있기 싫고, 자식들이 돌보지 않을 경우,

밖의 바람을 씌면서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고 싶을 것이다.

또 도매시장에 가서 싼 물건을 사고 싶기도 할 것이다.

손수레에 물건을 가득 싣고 다니는 할아버지나 할머니는 그를 것이다.

나는 이런 분들을 욕하자는 것은 아니다.

만약 이런 분이시면 출퇴근 시간을 피해야 한다.

그리고 서서 가기가 힘들면 자리 양보를 공손히 부탁하여야 한다.

이것은 나이 든 사람의 예의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 양보하는 사람의 태도이다.

할머니가 자리를 반강제적으로 양보하라고 하니,

그 아줌마는 자리를 양보하였다.

자리를 양보하면서, 허리가 아프다고 하였다.

허리가 아픈 사람이 자리를 양보하니,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내가 일어나서 아줌마에게 나의 자리에 앉으라고 하였다.

그 아줌마는 못 들은 체 머리도 돌리지 않았다.

다시 큰 소리로 말하여도 마찬가지였다.

1분 정도 기다렸다가 다시 자리에 앉았다.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 양보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몇 역을 지나면서 건너편에 자리가 났다.

그 할머니가 미안한지, 그 아줌마의 옷을 잡으며, 빈자리에 앉으라고 하였다.

역시 그 아줌마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나는 자리를 양보한 후 기분 나쁘게 대하는 아줌마를 보고,

기분 나쁜 양보는 양보하지 않는 것보다 못하다는 것을 느꼈다.

양보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양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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