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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농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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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성섭 Dec 01. 2022

하소천을 빠른 걸음으로 걷다

지난 금요일인 11월 25일 아내와 오후 5시에 하소천을 걸었다. 

아내가 김치 담그는 준비를 한다고 다른 때보다 늦게 나갔다.      

요사이 5시가 되면 어둠이 내린다. 

3분의 1 정도 걸으니, 산책로의 등불이 들어왔다. 

요사이는 걷기에 좋은 날씨다.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기 때문이다.      

오늘 걸은 길은 집에서 출발하여 하소천으로 내려가서, 

신당 3거리까지 갔다가 다시 위로 올라가 

선거사무소가 있는 곳까지 갔다가 돌아서 집으로 왔다.      

집에 와서 지도로 거리를 확인하니, 전체 걸은 거리가 3.6km였다. 

시간은 40분 정도 걸렸다. 

천천히 걸었으면 1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이다.      

40분 동안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전에는 빨리 걸어면 아내는 힘들어하였다. 

허리와 다리가 아프다고 하였다.      

아내와 지난 6월부터 산책을 다시 시작하였다. 

산책을 시작한지 6개월이 지났다. 

어느 때부터 아내는 빨리 걸어도 아프다고 하지 않았다.      

아내와 산책을 할 때 빨리 걷지 않았다. 

천천히 걸었다. 

지난 월요일 아내가 서울에 갔을 때 나 혼자 뒤뜰방죽까지 빨리 걸었다. 

1시간 40분이 걸렸는데 힘이 들지 않았다.      

오늘 하소천을 걸으면서 내가 빨리 걷자고 하였다. 

아내도 동의하였다. 

아내는 자연스럽게 빨리 걸었다.      

산책을 하면서 건강이 좋아진 것이다. 

나이가 들어 부부가 건강하게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아내와 건강하게 걸을 수 있는 것에 감사드린다.      

빨리 걸으니, 또 좋은 것도 있었다. 

나는 빨리 걸으면서 단전호흡을 하였다. 

숨이 입과 코로 들어가고 나오는 것을 느끼면서 걸었다. 

그렇게 걸으면 잡생각이 나지 않는다.      

다른 것을 생각할 여유가 없어 주변 환경에 관심을 가질 수 없었다. 

일종의 무념으로 걷는 것 같았다. 

하소천 산책로 옆에 심어 놓은 금계국만 눈에 스치고 지나갔다.      

눈앞의 광경만 스쳐 보인다는 것은 머리에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겨울이 되면서 새로 난 금계국의 잎이 갈색으로 변한 것만 눈에 스쳐갈 뿐이었다. 

이것은 나의 뇌가 빨리 걷는 시간 동안 쉬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그런지 저녁에 아내가 하여준 저녁이 더욱 맛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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