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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농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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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성섭 Dec 04. 2022

꽃을 가꾸고 싶다는 아내

지난 금요일인 11월 25일 아내가 거실 방에서 텔레비전을 보면서 같이 보자고 하였다. 

나는 서재에서 컴퓨터로 백종현 교수가 지은 <철학의 주요개념1.2>이라는 책을 보다가 

거실 방으로 가서 텔레비전을 보았다.      

텔레비전에는 83세의 할머니가 꽃밭을 가꾸는 내용이 반영되고 있었다. 

여든이 넘은 할머니지만 깨끗하고 밝게 보였다. 

곱게 나이 드신 할머니였다.      

방송의 내용을 요약하면 이러하였다. 

할머니가 20여년 동안 약 100평이 넘는 땅에 야생화를 비롯하여 각종 꽃을 가꾸어 왔다는 것이다. 

할머니는 꽃을 심고 풀을 뽑으며 꽃과 마음을 주고받으며 살아왔다는 것이다. 

내가 보아도 시골의 넓은 땅에 자신의 자태를 자랑하듯이 

각종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피어있는 꽃이 아름다웠다.      

아내는 그 할머니의 사례를 보면서 자신도 꽃을 가꾸고 싶다고 하였다. 

우리 밭에 야생화 위주로 꽃을 가꾸고 싶다고 하였다. 

기회가 되면 농장에 집도 짓고 싶다고 하였다. 

나는 좋다고 하였다.      

아내는 평소에도 꽃을 심는 것을 좋아하였다. 

그래서 이미 북측 밭의 한 이랑에 꽃을 심으라고 하였다. 

아내가 꽃을 심기 위해 땅이 필요하다고 하면, 

원하는 만큼의 땅을 아내에게 주고 관리하라고 할 생각이다.      

말이 농장이지 넓지가 않다. 

넓이가 400평 약간 넘는다. 

그 가운데 농막과 비닐하우스가 약 70평 정도 되고, 

과일나무를 심은 곳이 150평 정도 된다. 

약 200평에 고구마, 감자, 땅콩, 상추, 깨, 토마토, 오이 등 각종 농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나도 농사를 짓는 것은 농사일이 좋아서 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살아서 무엇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 위해 농사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 농사일은 일주일에 하루 정도 하고, 

하루는 내가 좋아하는 취미생활, 붓글 쓰는 것 등을 하려고 하고 있다.      

사실 아내는 농사일하는 것을 싫어한다. 

남편인 내가 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농사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 농사일은 주로 내가 하고, 바쁜 경우에만 아내의 도움을 받으려고 노력하였다. 

만약 아내가 스스로 하고 싶어서 꽃 가꾸는 것을 하면, 

아내는 자기 긍정적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은 같은 일이라도, 

자기 하고 싶어서 하는 것과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에서 느끼는 감정은 다르다.      

스스로 하는 일에서는 자기 긍정적 생각을 갖는다. 

자기 긍정적 생각은 삶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활기 넘치는 생활을 할 수 있게 한다.      

지금까지 아내는 내가 원하였기 때문에 농촌 생활을 하고 있다. 

아내는 또 농장에 집을 지어 시내가 아닌 시골에서 살고 싶다고 하였다. 

만약 아내가 꽃을 가꾸는 것을 잘하면, 집도 짓도록 도와줄 생각이다. 

그것이 아내와 내가 농촌생활을 서로 긍정적으로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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