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농촌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성섭 Dec 13. 2022

왜 눈이 오면 좋을까?

지난주 화요일인 12월 6일 눈이 왔다. 

눈이 오는 것을 몰랐다. 

아내가 밖에 갔다 오면서 눈이 왔다고 하여 알았다.      

아내가 오후 1시 30분에 나갔다가 3시경 들어왔다. 

나갈 때 눈이 그쳤다고 하였다. 

그러면 1시 30분까지 눈이 온 것 같았다. 

3시 20분경 밖을 보니 눈은 그쳤고, 햇볕이 비추고 있었다.      

3시 20분에 옷을 입고 혼자 산책을 갔다. 

아내는 아직 몸이 회복되지 않아 나 혼자 갔다. 

산책 가기 전에 차위에 있는 눈을 빗자루로 틀고 갔다.      

들판 길로 갔다. 

뒤뜰 방죽으로 가지 않고, 들판 가운데 농로길을 따라 걸었다. 

눈이 1cm 정도 왔다. 

발자국이 많이 있고, 눈도 녹았았다. 

하지만 아직 눈이 많이 남아 있었다.      

사람이 걷지 않은 눈 위를 걸으면 기분이 좋다. 

논 같은 곳에는 눈이 부분적으로 쌓여 있었다. 

높고 낮은 곳이 있고, 벼의 포기들이 있어서 그런 것 같았다. 

터를 넓게 닦아 놓은 곳에는 눈이 하얗게 쌓여 있었다. 

그런 곳은 햐얀 눈 나라를 보는 것 같았다.      

눈이 쌓여 있는 곳을 보면 괜히 기분이 좋다. 

아마 눈이 올 때 걸었으면 기분이 더욱 좋았을 것이다. 

눈길을 걸으면서 눈이 좋은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여 보았다.      

왜 눈이 좋을까?      

첫째 눈에 덮인 하얀 모습이 편안하고 아름답다. 

눈의 색깔은 하얗다. 

하얀 것은 깨끗하고 아름답게 보인다. 

눈은 부드럽다. 

부드러운 것은 편안하고 친근감이 든다.      

둘째 눈이 그릇, 나무, 언덕 등 다양한 모양 위에 쌓인 모습은 일종의 예술이다. 

다양한 모습 위에 눈이 쌓이면 새로운 모습을 창조한다. 

나는 나뭇가지 위에 쌓인 눈꽃을 특히 좋아한다. 

나뭇가지 위의 눈꽃은 예술가도 그렇게 예쁜 창조물을 만들 수 없을 것이다.      

셋째 눈이 쌓여 있는 곳을 보면 다양한 상상의 세계를 불러일으킨다. 

눈이 쌓인 모습은 본래의 모습과 다르다. 

본래의 모습과 다른 다양한 모습을 보면 여러 가지를 생각나게 한다. 

어릴 때 고향, 내가 좋아하는 세계,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가고 싶은 장소 등등을.      

넷째 눈 위로 걸으면서 걷는 자세를 확인할 수 있다. 

오늘 눈 위를 걸으면서 발의 흔적을 보고 걷는 모습을 확인하였다. 

발이 일자로 바르게 걷는 것으로 나는 생각하였다. 

발의 팔자로 앞이 약간 밖으로 나간 모습으로 걷고 있었다. 

발이 일자가 되도록 다리를 안으로 하면서 걷는 연습을 하였다.      

다섯째 눈 위에 쓰고 싶은 글을 쓸 수 있다. 

지난해 아내와 눈 오는 들판 길을 산책하였다. 

그때 나무로 눈 위에 글을 썼다. 

그 글은 다음 날이면 없어졌을 것이다. 

그러나 큰 글자로 시원하게 글을 쓰면 기분이 좋았다.      

아마 이런 것 때문에 눈 위를 걸으면 기분이 좋았을 것이다. 

다음에는 눈이 오면 좋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생각하여 보아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손톱 피멍이 들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