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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농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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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성섭 Jan 02. 2023

아내가 만든 피자

지난해 12월 24일 토요일에 아내는 피자를 직접 만들었다. 

아들 식구가 오기로 하였기 때문이다.      

아내가 피자를 집에서 직접 만든 것은 며느리가 먹기 싶어하였기 때문이다. 

일주일 전에 왔을 때, 아내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며느리에게 무엇이 먹고 싶은지 물었다. 

며느리는 아내가 집에서 만든 피자를 먹고 싶다고 하였다.      

전날 롯데마트에 가서 아내는 피자 만드는 재료를 사서 왔다. 

피자를 만드면서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      

며칠 전부터 아내는 팔이 아프다고 하였다.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기도 하였다. 

손가락도 더운물에 화상을 입어 음식 만드는 것을 힘들어하였다.      

몸이 불편하니, 아들 식구가 오는 것을 편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모른체 하자, 아내는 나에게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하였다. 

어쨌던 아들 식구는 오기로 하였다.      

그날 날씨가 차가웠다. 

온도가 영하 3도에서 영하 20도였다. 

아이들이 서울에서 11시 30분에 출발하였다. 

날씨가 차가워 늦게 출발한 것 같았다.      

아침을 먹고 아내는 피자 만드는 준비를 하였다. 

책을 보고 있는데 도와달라고 하였다. 

부엌에 가니, 피자 도우를 만들기 위해 밀가루를 반죽하고 있었다.      

팔이 아프다면서 도와달라고 하였다. 

밀가루 반죽을 저었다. 

내가 저어도 힘이 들었다.      

아픈 팔로 밀가루 반죽을 젖는 것은 무리다. 

아내에게 힘든 일이 있으면 언제라도 나에게 시키라고 하였다. 

밀가루 반죽을 만들 때 아내는 우유, 소금 등을 넣었다.      

밀가루 반죽이 완성되자, 아내는 프라이펜에 밀가루 반죽을 넣고 피자 재료를 넣었다. 

아이들이 1시가 넘어서 도착할 것 같아, 아내와 먼저 피자로 점심을 먹었다. 

피자를 먹으니 맛이 좋았다.      

나는 젊었을 때 피자를 좋아하지 않았다. 

나이가 들면서 피자를 먹었다. 

가끔 인스탄트 피자를 사서 전자레인지에 넣어 따뜻하게 하여 먹기도 하였다.      

그것도 맛이 좋았다. 

식사 대신 피자를 먹기도 한다. 

전에도 아내는 집에서 피자를 만들었다.      

그런데 나는 아내가 만든 피자에 대한 기억이 없다. 

아마 그때는 피자를 좋아하지 않아, 기억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런데 며느리는 아내가 만든 피자를 기억하고 있었다.      

아내가 만든 피자의 맛을 한 마디로 말하라고 하면, 전통적 맛이었다. 

피자가 우리나라 음식이 아니라서 전통적이라는 맛이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러나 전통적이라는 말을 조미하지 않고 순수하고 담백하다는 의미로 사용한다면, 

전통적 맛이라고 말하고 싶다.      

어릴 때 엄마가 하여주는 음식 맛이라고 하면 좋겠다. 

순수하면서도 잡스러운 맛이 나지 않고, 담백한 맛이였다. 

아마 며느리가 그런 맛을 좋아해서 피자를 만들어 달라고 하였을 것이다.      

피자집이나 인스탄트로 사서 먹는 피자와는 달랐다.

담백하고 깊으면서도 그윽하고 입에 당기는 맛이었다. 

맛있게 잘 먹었다.      

아들과 며느리, 짱베와 짱미도 1시가 조금 지나서 도착하였다. 

모두 잘 먹었다. 

식구 모두 잘 먹으니, 아내의 얼굴에는 만족스러운 표정이 스스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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