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농촌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성섭 Jan 02. 2023

자유롭게 뛰어노는 강아지들

최근 들판길을 자주 산책하였다. 

아내와 같이 가기도 하였고, 나 혼자 가기도 하였다. 

들판 길을 가면서 은행나무 마을 밑의 비닐하우스에 있는 강아지 3마리를 자주 만났다.      

눈이 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는 눈이 녹지 않아 들판이 하얀 눈이 천국이었다. 

농로 길도 다져지지 않아 걷기가 힘이 들었다. 

눈길을 걸으면 평지를 걷는 것보다 힘이 든다. 

그래서 뒤뜰방죽까지 가지 않고, 독송정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되돌아 집으로 왔다.      

아내와 간 어느 날이다. 

그날 강아지 집이 있는 비닐하우스 가까이 가니, 

강아지 3마리가 반갑게 뛰어왔다.      

아내와 나는 옆에 온 강아지들을 쓰다듬어 주었다. 

강아지들은 꼬리를 치면서 좋아하였다. 

우리가 계속 가니, 그 강아지들은 따라왔다.      

독송정으로 갈림길까지 따라왔다. 

전에는 집을 찾아가지 못할까 걱정하여 따라오지 말라고 내쫓았다. 

최근에는 쫓지 않았다. 

강아지들이 길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독송정 갈림길에서 돌아오면서도 계속 따라왔다. 

갈림길에서 200m 정도 따라오다가, 한 마리가 눈이 쌓여 있는 밭으로 뛰어갔다. 

다른 두 마리도 따라 뛰어갔다.      

그곳에는 이미 강아지 발자국이 있었다. 

아마 강아지들은 그곳을 이미 많이 다닌 것 같았다. 

멀리까지 신나게 뛰어갔다. 

눈밭을 뛰어노는 강아지들이 자유롭고 즐겁게 보였다.      

내가 자란 옛날 시골에서는 대부분 가정에 강아지를 키웠다. 

그 강아지는 묶어두지 않았다. 

집에서 자유롭게 다니다가 밖에 나가 다른 강아지와 어울려 들판을 뛰어다니기도 한다. 

저녁때가 되면 각자 자기 집으로 가서 저녁을 먹는다. 

밤이 되면 마루 밑에서 자면서 집을 지킨다.      

강아지 3마리가 자유롭게 뛰어 노는 것을 보니, 

옛날 시골에서 자라던 강아지들이 생각났다.      

하루는 나 혼자 들판 길로 산책을 갔다. 

강아지가 있는 비닐하우스 가까이 가니, 강아지 한 마리가 반갑게 짖었다. 

2마리는 다른 곳으로 가고 없었다. 

한 마리는 조금 따라오다 되돌아갔다.      

은행마을 지나 조금 더 가니, 보이지 않던 강아지 두 마리가 앞쪽에서 뛰어왔다. 

꼬리를 치며 좋아하였다. 

머리를 쓰다듬어 주자, 따라왔다.      

두 마리 강아지는 자기들이 왔던 길을 다시 따라왔다. 

계속 따라오다가, 또 다른 곳으로 뛰어갔다. 

주변은 다 논이거나 밭이다.      

지금은 농작물이 자라지 않고 하얀 눈이 쌓여 있는 곳이다. 

그곳에서 뛰어노는 강아지는 구속당하지 않고, 자기 마음 가는 대로, 즐겁고 신나게 논다. 

보기만 하여도 자유롭고 편안하며 신나 보인다.      

비닐하우스 집에는 주인이 밥을 주고 있으니, 먹을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세 마리이니, 외롭지도 않을 것이다. 

아무런 걱정이 없이 즐겁게 뛰어노는 순수한 영혼을 보는 것 같았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내가 만든 피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