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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농촌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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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성섭 Jan 09. 2023

아내와 즐겁게 운동하다

아침에 늦잠을 잤다. 

9시가 넘어 아침을 먹었다. 

어제 아내가 스크린 공을 치러 가자고 하였다.      

아침을 먹은 후 실내복을 벗고 외출복으로 바꾸어 입었다. 

외출복이라 하여도 정장과 같은 특별한 옷이 아니다. 

평상시 밖에 나갈 때 입는 옷이다.      

평상시 옷으로 바꾸어 입은 것은 어제 아내가 스크린 공을 치러 가자고 하였기 때문이다. 

아내에게 공을 치러 가자고 말하지 않고 옷만 바꾸어 입은 것에는 이유가 있다.      

아내는 집에서 하는 일이 많다. 

나는 일이 없다. 

청소기를 돌리는 것과 같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여도 나는 여유가 있다.      

내가 준비가 되었다고 바쁜 아내에게 내가 무엇을 하자고 말하면, 

아내는 그것으로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준비하고 있다가, 아내가 하자고 하면 바로 할 수 있게 준비만 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도 바쁜 아내에게는 일종의 배려가 될 수 있다.      

10시 40분이 지나 탑스크린에 운동을 갔다. 

스크린 공을 치러 가면서 나는 잘 칠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았다.      

지난주에 아내가 서울에 갔을 때, 

나 혼자 스크린 골프장에 가서 연습을 하였다. 

드라이브로 공을 쳤을 때, 공이 멀리 가지 않아서 유튜브를 보고 연습하였다. 

잘되지 않았다.      

노력하여도 잘되지 않는 것을 억지로 하지 않기로 하였다. 

나는 운동신경이 둔하다. 

60대 초반에 골프 레슨을 받기도 하였는데 성과가 없었다. 

그렇다면 70이 지난 지금 잘될 리가 없다.      

나이가 들어, 되지 않는 것을 억지로 하는 것도 스트레스를 느끼게 한다. 

그래서 지난주 연습을 한 후, 되지 않는 것을 억지로 하지 않기로 하였다. 

아내와 공을 치는 것은 부부가 취미생활을 같이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좋다. 

그래서 골프 운동을 하지만, 잘하려고 하지 말고 즐기려고 마음을 먹었다.      

오늘 공을 잘 치려는 것, 그 자체를 생각하지 않았다. 

즐기기로 하였다. 

그렇게 하니, 기분도 나쁘지 않았다.      

물론 아내가 나보다 잘 쳤다. 

나도 평소보다 못 치지는 않았다. 

보기 플레이를 하였다.      

가끔 잘 될 때도 있었다. 

그것만 하여도 기분이 좋다. 

그리고 아내가 잘할 때 박수치고 하이파이브를 하면 아내가 좋아한다. 

그렇게 하면 아내도 내가 잘 할 때는 박수치고 격려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재미이고, 즐거움이었다. 

즐겁다는 것은 마음을 어떻게 갖느냐에 영향을 받는다. 

즐거운 마음을 가지지 하는 일 자체가 즐겁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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